1분기 가계소비, 해외선 지갑 열고 국내선 닫았다
1분기 가계소비, 해외선 지갑 열고 국내선 닫았다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06.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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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증가 힘입어 지출 7조8천억…작년比 해외 11%↑·국내 0.9%↓
▲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가계소비가 해외에서는 크게 늘고, 국내에서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서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은 올해 1분기(1∼3월)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금액은 7조8462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1.3%(7966억원)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작년 3분기(8조1409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해외소비지출은 가계가 외국에서 의식주, 교통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의 대가로 쓴 돈을 가리키며 출장 등 업무로 쓴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해외여행 증가가 소비지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지난 1분기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해외 출국 국민은 651만4859명으로 작년 4분기보다 14.3% 늘었다.

반면 1분기 거주자가 국내에서 소비로 지출한 금액은 186조8607억원으로 작년 4분기(188조4854억원)보다 0.9% 뒷걸음질쳤다.

가계가 해외소비를 크게 늘렸지만, 국내에서는 지갑을 닫은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국내소비와 해외소비의 차이는 뚜렷하다. 해외소비지출은 작년 1분기보다 11.3% 급증했고 국내소비는 같은 기간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민층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저축에 힘쓰느라 소비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나타난 만큼 단순 소비패턴의 변화로 분석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내수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희찬 세종대 교수는 지난 5월 31일 한국여행업협회 토론회에서 "융합관광이 진행 중인 의료관광, 스포츠 관광, 스마트 관광 등의 전문 인력 육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원섭 목포대 교수도 지난달 24일 관광정책에 관한 토론회에서 "내수 경기회복을 위해 프랑스의 '체크바캉스'와 같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