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6·26 당원대표자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의 등판론이 다시 나오고 있다.

앞서 대선 직후에도 당 안팎에서 유 의원이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제기됐으나 유 의원이 이를 거부하며 백의종군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당내에서는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시간이 지나도 당에 구심점이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 바른정당 '간판'인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 지도부 선출 일정이 정해지고도 '컨벤션 효과'는 커녕 당 지지세가 갈수록 주춤하자 유 의원의 역할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셈이다.

당내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유 의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청년층 지지율을 토대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세를 키워야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이 소위 '비유승민계'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의 하태경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바른정당은 내년 지방선거에 당의 생사존망이 걸려있다"면서 "(그래서) 지금은 당의 핵심 역량들이 총동원돼야 한다는 것이고, 유 의원은 현재 바른정당의 최고의 가치이고 최고의 자산 아니겠냐"며 '유승민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하 의원은 또 "유 의원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겸손한 게 미덕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사자인 유 의원은 백의종군 의사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 도전 보다는 이전에 당의 투톱 격인 김무성 의원과의 관계를 푸는 게 먼저라는 의견도 나온다.

선거 과정에서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면 자칫 당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유 의원을 제외하고도 후보군을 포화상태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일단 김용태·김영우·김세연·이혜훈·황영철·정운천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세훈·이준석 원외위원장,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 등 원외 인사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아일보] 이선진 기자 sj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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