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장소 전역으로 확대… "핵전쟁 대비 훈련용"
北, 미사일 발사 장소 전역으로 확대… "핵전쟁 대비 훈련용"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5.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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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소 北미사일 발사 데이터베이스 분석… "핵탄두 탑재 대비"
미사일 신형 개발은 원산서… "한·일 미군기지·미군 타격 가능"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마이 웨이’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 장소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1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KN-15)’ 발사 장소에 대해 민간 국토지리 전문가들이 북한의 관련 영상을 분석한 결과 평남 안주시와 개천시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인 연풍호 호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24일 미국의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가 내놓은 ‘북한 미사일 시험에 대한 이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김일성 일가 3대 정권에서 미사일 발사 행태의 변화를 분석, ‘전략적으로 막대한 중요성’이 있는 변화에 주목했다.

2014년 이래 발사 빈도가 급증했을 뿐 아니라 발사 장소가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신형 미사일 개발용이 아니라 ‘핵전쟁 대비 미사일부대 훈련 목적’이라는 것이다.

CNS의 북한 미사일 비행 시험 자료창고에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기록이 빠짐없이 저장돼 있고, 첫 시험인 1984년 4월부터 지금까지 공개된 미사일 시험을 지속 추적하고 있어 북한의 미사일 개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연구소의 시 코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근 사거리 연장을 위해 개량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다수 발사한 것은 관련 미사일부대들의 훈련장에서 운용 시험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후 효율적인 핵억지력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온 만큼 다음 단계는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시에 미사일 발사 책임을 진 군부대의 훈련이 필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리 루이스 같은 전문가들도 지난 3월 “북한의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일제 발사에 대해 새로운 미사일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군의 발진 기지인 일본 이와쿠니 미 해병기지를 가상 타격 목표로 삼은 핵 공격 모의 훈련”이라고 말했다.

CNS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984년 무수단리 인근에 북한 최초의 미사일 시험장인 동해위성발사장을 건립한 이래 김일성 정권 때 모두 15차례의 발사시험 중 14번을 이곳에서 실시했다.

김정일 정권 때는 모두 16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가운데 동해발사장은 우주발사체 전용으로 바꿔 1998, 2006, 2009년 위성 발사용 장거리 로켓 발사 때 이용했고, 나머지 13차례는 신형 미사일 개발용으론 원산 인근에 만든 깃대령 미사일 기지를 활용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선 우주발사체용으로 동해발사장을 버리고 새로 건립한 서해발사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일본 영토 상공을 날지 않도록 남쪽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 개발 시험은 대부분 원산에서 이뤄지지만, 최근엔 잠수함 발사 KN-11은 신포 조선소 인근에서, 이것의 지상 발사용 미사일 시험은 이동식발사차량(TEL) 제작 공장이 있는 구성에서 실시됐다.

코튼 연구원은 “가장 안정성이 높은 북한의 미사일들이 미국 수도 워싱턴을 타격할 수는 없지만,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와 미군들은 타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등 개발단계인 신형 미사일 시험은 한 번에 한발씩 발사하지만,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은 동시다발로 발사하는 경우가 잦다”며 “이 역시 전시에 미사일부대가 미사일을 발사할 때의 상황을 가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