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5명 중 1명, 주 54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
근로자 5명 중 1명, 주 54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05.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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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근무 전년동기比 50만 여명 증가
文 정부, 근로 68시간→52시간 단축 공약

▲ (사진=신아일보DB)

주 5일제의 도입으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예전에 비해 단축됐지만, 여전히 취업자 5명 중 1명은 주 54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주당 54시간 이상 근무하는 취업자는 533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만7000명 증가했다. 주 5일제를 준수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11시간 가까이 일을 하는 셈이다.

전체 취업자(2657만7000명) 중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20.1%에 달했다.

그럼에도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899만5000명으로, 지난해(530만7000명)보다 1.7배나 많았다.

반면 전체 취업자는 2000년 2115만6000명으로 지난해(2623만5000명)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전체 취업자 대비 54시간 이상 취업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2.5%에서 20.2%로 급감했다. 이는 주 40시간 근무제인 주 5일제가 2004년 도입된 영향이 크다.

그러나 장시간 취업자는 2010년을 넘어가면서 감소 속도가 완만해진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 역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쭉 감소하다가 2013년 43.1시간을 기록한 이후 2014년 43.8시간, 2015년 43.6시간으로 지난해 43.0시간으로 큰 폭의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장기간 근로를 막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당 근로시간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장시간 근로를 막으면 기업이 더 많은 근로자를 채용하게 돼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 당시 공약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수단을 동원해 30만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주 52시간 이상 취업자들이 52시간을 초과해서 하는 근무시간만 모아도 상당한 시간이 나온다”며 “초과 시간이 모두 일자리로 연결되진 않겠지만 산술적으로 20만∼30만개 일자리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