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사들 왜이러나… 델타항공, 화장실 간 흑인 승객 내쫓아
美 항공사들 왜이러나… 델타항공, 화장실 간 흑인 승객 내쫓아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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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공분'… "기내에서 쫓겨난 건 피부색과 관련있을 것"
▲ 이륙 전 화장실 다녀왔다가 기내에서 쫓겨난 키마 해밀턴(왼쪽).(사진=연합뉴스)

미국 항공사에서 이륙 전 화장실을 다녀온 흑인 남성이 기내에서 쫓겨나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18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위스컨신 주 밀워키공항으로 가는 델타항공 기내에서는 여객기 내에서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온 흑인 남성 키마 해밀턴(39)이 승무원들에게 강제로 쫓겨났다.

해밀턴은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기내 뒤편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가 승무원이 "만약 화장실을 이용하면 이륙을 할 수 없으니 잠시만 참으라"고 하자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여객기는 활주로로 진입하지 않은 채 계속 대기 상태에 머물렀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장실이 급해진 해밀턴은 결국 화장실로 가 볼일을 보고 돌아왔다.

그러자 기장이 기내에 나타나 "신사 숙녀 여러분,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비행기는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 승객 1명을 내리게 해야 한다"고 안내했고, 승무원 2명이 차례로 해밀턴에게 다가와 "짐을 싸거 비행기에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밀턴은 사정을 설명하면서 완곡하게 거절했으나 기장과 승무원은 기내에 탄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한 뒤 해밀턴만 빼고 다시 태웠다.

이후 해밀턴은 게이트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는 이어 델타항공으로부터 항공권 비용 일부를 돌려받고, 돌려받은 금액보다 3배가량 더 비싸게 워크업 항공권(예약없이 즉석에서 구입한 티켓)을 예매해 밀워키행 사우스웨스트 항공기를 타야 했다.

집에는 당초 예상보다 몇 시간 늦게 도착했고 델타항공에 실었던 수하물은 다시 밀워키 공항으로 가 찾아야 했다.

해밀턴의 사연은 기내에서 인근에 앉아있던 크리스타 로솔리노 변호사가 델타항공에 보내는 장문의 편지를 SNS에 올리면서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그녀는 "해밀턴이 기내에서 쫓겨난 것은 그의 검은 피부색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다시는 델타항공을 타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한편, 델타항공 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기내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우리 승무원들은 승객 안전을 위해 노력하며 숙련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