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외면이 아닌 청소를 택했습니다"
양천구 "외면이 아닌 청소를 택했습니다"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7.04.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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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와 악취 속에서 살던 30대 여성에 청소 지원

▲ 청소하기 전과 후의 모습.(사진=양천구 제공)
지난 7일 양천경찰서로부터 양천구청 당직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30대 초반의 여성 김모씨가 자신을 구속해 달라며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자신의 집이 쓰레기더미가 되고 있어 떠나고 싶으니 자신을 구속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구청은 즉시 김씨 주소지 관할 동주민센터에 연락을 취했고, 동 방문복지팀이 상황 파악을 위해 나섰다.

김씨는 새터민이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느 정도 제도권 안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과거 겪었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기고 3년전부터는 부모와도 연락이 단절된 채 알코올에 의지하며 혼자 힘겹게 살아오고 있었다.

이따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홀로 지내오던 김씨는 삶의 의욕을 잃고 집안을 방치하기에 이르렀다.

집 안은 순식간에 쓰레기 더미로 변했고 그 안에서 김씨는 오도가도 못한 채 구조의 손길만을 기다리게 됐던 것이다.

상황에 이에 이르자 신월1동 방문복지팀은 더 이상 김씨를 현재의 상태에 둘 수 없다고 판단, 유관기관과 연계해 지난 18일 대대적인 청소를 감행했다.

양천구지역자활센터에 무료 이불빨래 서비스를 의뢰했고, 자활센터 청소 봉사단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 새마을부텨회원, 신월1동 우리동네 주무관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어느새 깨끗해진 집안을 바라보며 김씨는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는 정말 잘 살아보고 싶어요”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동주민센터는 김씨가 계속적으로 삶의 의지를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주1회 요양보호사가 정기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생활관리서비스를 연계했고, 심리상담 전문가의 지속적인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