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과 축산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지난해 농가소득은 5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반면 해조류 양식사업이 늘면서 어가의 평균소득은 큰 폭으로 늘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719만7000원으로 1년 전(3721만5000원)보다 0.05% 감소했다.
농가소득 증가율이 감소한 것은 2011년(-6.1%)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농작물, 축산물 등으로 벌어들인 농업소득은 1006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10.6%(118만9000원)나 감소했다.
농업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작물 수입(-6.2%)과 축산 수입(-12.4%)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탓이 컸다.
축산 수입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닭 등 대소동물의 수입이 줄었다.
반면 어가의 평균 소득은 4707만7000원으로 7.2% 증가했다. 해조류 양식 수입이 크게 늘면서 어업소득이 전년대비 15.2%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로써 지난해 농가와 어가의 평균 소득 격차는 988만원을 기록했다. 농어가 소득은 2007년까지만 해도 농가가 더 많았지만, 2008년 역전된 뒤 계속 확대됐다.
2013년 406만2000원, 2014년 606만5000원, 2015년 668만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000만원에 육박했다.
가계지출은 농가가 어가에 비해 많았다. 농가의 가계지출은 3104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식료품, 교통비, 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반면, 보건비, 주류 및 담배 등의 지출이 늘었다.
어가의 가계지출은 3008만6000원으로 1.7% 늘었다. 농가와 마찬가지로 식료품, 교통비, 교육비 지출이 감소했지만, 보건비와 서비스업 등의 지출이 증가했다.
농가의 평균 자산은 4억7430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4.6% 증가했다. 토지 등 고정자산 가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보유부채는 2673만원으로 1.8% 감소했다.
어가의 평균 자산은 전년보다 15.7% 증가한 4억896만원으로 집계됐다. 토지 및 건축물, 선박 등 고정자산이 늘고 금융기관 등의 유동자산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는 2.9% 늘어난 4287만원이었다.
농가의 농업소득이 줄어든 반면 농업 이외 소득은 늘었다. 농가소득 중 농업을 제외한 농업외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1525만2000원, 87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농업과 무관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농업외소득이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기초연금과 쌀직불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은 11.1% 증가했다.
이전소득 가운데 기초연금 등 공적보조금이 12.5%나 증가하며 전체 농가소득 증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이전소득이 크게 증가했다"며 "공적보조금에서 기초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