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농가의 한숨… 지난해 농업소득 10.6% 급감
짙어지는 농가의 한숨… 지난해 농업소득 10.6% 급감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4.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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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김영란법·AI 3중고… 어가는 양식 호조로 소득 증가
▲ 지난해 농축산물 수입이 줄면서 농가소득이 5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신아일보 자료사진)

농가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과 축산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지난해 농가소득은 5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반면 해조류 양식사업이 늘면서 어가의 평균소득은 큰 폭으로 늘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719만7000원으로 1년 전(3721만5000원)보다 0.05% 감소했다.

농가소득 증가율이 감소한 것은 2011년(-6.1%)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농작물, 축산물 등으로 벌어들인 농업소득은 1006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10.6%(118만9000원)나 감소했다.

농업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작물 수입(-6.2%)과 축산 수입(-12.4%)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탓이 컸다.

축산 수입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닭 등 대소동물의 수입이 줄었다.

▲ 소득 종류별 농가소득 추이 (자료=통계청)
김진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쌀소비 위축으로 쌀값이 하락하면서 농작물 수입이 줄고 무엇보다 청탁금지법, AI 등으로 인해 축산수입이 크게 줄면서 농업소득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어가의 평균 소득은 4707만7000원으로 7.2% 증가했다. 해조류 양식 수입이 크게 늘면서 어업소득이 전년대비 15.2%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로써 지난해 농가와 어가의 평균 소득 격차는 988만원을 기록했다. 농어가 소득은 2007년까지만 해도 농가가 더 많았지만, 2008년 역전된 뒤 계속 확대됐다.

2013년 406만2000원, 2014년 606만5000원, 2015년 668만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000만원에 육박했다.

▲ 소득 종류별 농가소득 추이 (자료=통계청)
김 과장은 "양식 기술의 개발과 규모화가 본격화되면서 어가의 소득이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지출은 농가가 어가에 비해 많았다. 농가의 가계지출은 3104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식료품, 교통비, 교육비 지출이 줄어든 반면, 보건비, 주류 및 담배 등의 지출이 늘었다.

어가의 가계지출은 3008만6000원으로 1.7% 늘었다. 농가와 마찬가지로 식료품, 교통비, 교육비 지출이 감소했지만, 보건비와 서비스업 등의 지출이 증가했다.

농가의 평균 자산은 4억7430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4.6% 증가했다. 토지 등 고정자산 가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보유부채는 2673만원으로 1.8% 감소했다.

어가의 평균 자산은 전년보다 15.7% 증가한 4억896만원으로 집계됐다. 토지 및 건축물, 선박 등 고정자산이 늘고 금융기관 등의 유동자산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는 2.9% 늘어난 4287만원이었다.

농가의 농업소득이 줄어든 반면 농업 이외 소득은 늘었다. 농가소득 중 농업을 제외한 농업외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1525만2000원, 878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농업과 무관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농업외소득이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기초연금과 쌀직불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은 11.1% 증가했다.

이전소득 가운데 기초연금 등 공적보조금이 12.5%나 증가하며 전체 농가소득 증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이전소득이 크게 증가했다"며 "공적보조금에서 기초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