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던 미국 핵 항모 칼빈슨호가 당초 미국 국방부 발표와 달리 반대 방향 해역에 있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을 인용해 북한 견제를 위해 한반도로 이동 중이라고 알려진 칼빈슨호가 지난 주말까지 반대쪽인 인도네시아 해역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칼빈슨호는 앞서 지난 8일 미국 태평양 함대 대변인이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선수를 돌렸다"고 말한데 이어, 11일에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해군이 지난 15일 공개한 사진 속에서 칼빈슨호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 때까지 칼빈슨호는 한반도에서 남서쪽으로 3000마일(4830㎞)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인도양에서 예정됐던 호주 군과의 정기 훈련을 위해 한반도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15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태양절'이어서 '가짜뉴스'로 인해 군사적 위협감만 고조시켰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미 국무부에서는 칼빈슨호가 다음주쯤에 도착할 예정이라고만 확인했고 백악관에서는 착오 여부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심하게 속았다. 남한이 절박하게 기다리고 있는 미 항모는 어디에도 오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중국 푸단대학 한반도연구센터의 한 전문가는 "미국에 의한 정교한 심리전 또는 허세 작전"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칼빈슨호의 진로가 오해인지 의도적인 혼동작전인지를 놓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모든 정보를 종합할 때,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는 것은 맞지만, 많은 매체들이 추측한 것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국방부 관리는 이날 AFP통신에 칼빈슨호가 이날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다면서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칼빈슨호는 조만간 함수를 한반도로 돌려 오는 25일께에는 한반도 해역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인도, 호주를 거치는 경로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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