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피해자 “베트남전보다 끔찍했다” 소송 예고
유나이티드항공 피해자 “베트남전보다 끔찍했다” 소송 예고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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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뇌진탕 증세·앞니 빠져… “사과도 못받았다”
▲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나이티드항공 탑승자 강제퇴거 사건의 피해자 데이비드 다오의 법정대리인 토머스 디미트리오(왼쪽부터) 변호사가 말하는 것을 스티븐 골런 변호사와 다오의 딸 크리스탈 다오 페퍼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 9일(현지시간) 오버부킹을 한 뒤 초과한 승객을 강제로 내리게 하는 과정에서 저항한다는 이유로 질질 끌려 나간 승객이 "베트남전보다 더 무서운 경험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로 밝혀진 탑승객 데이비드 다오(69)의 변호사는 13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의 법정 소송을 예고했다.

그의 변호를 맡은 토머스 디미트리오 변호사는 회견에서 "다오가 비행기 복도에서 끌려나가는 경험에 대해 사이공이 함락돼 1975년 보트를 타고 베트남을 떠났을 때 겪은 경험보다 더 무섭고 끔찍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디미트리오 변호사는 또 다오가 이번 사건으로 앞니 2개를 잃고 코뼈가 부러졌으며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장에 나온 다오의 딸 크리스탈 페페는 "아버지가 겪은 일은 끔찍하고 충격적이다"면서 "이런 일은 상황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번 사건으로 논란이 일자 해당 여객기 탑승객 전원에게 환불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피해자인 다오는 항공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디미트리오 변호사는 "다오는 유나이티드항공에게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딸에게도 항공사에서 연락이 왔느냐고 물었지만 음성 메시지를 포함해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고 들었다"라고 비난하며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이에 유나이니트항공 측은 다오에게 연락을 취해 사과했다고 반박한 상태다.

앞서 다오는 지난 9일 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항공사 측이 오버부킹(초과예약)을 이유로 내릴 것을 요구하자 거부했다가 강제로 끌려나갔다.

당시 항공사의 퇴거 요청에 다오는 자신은 내릴 수 없는 이유를 차분히 설명했지만, 항공사 측은 창가 좌석에 앉아있던 다오의 양 팔을 잡아 복도로 끌어내리는 등 폭력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승객이 이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유나이티드항공사의 과잉 조치에 대한 공분이 일었다.

특히 승객을 내리도록 했던 이유가 처음 항공사 측이 내세웠던 오버부킹이 아니라 다른 승무원들을 태우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분노를 키웠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