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에 김정은 참석… '외교위' 부활
北 최고인민회의에 김정은 참석… '외교위' 부활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4.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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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위원장에 리수용 선출… 핵 관련 메시지 안나와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1998년 김정일 시대에 폐지한 '외교위원회'를 부활시켰다. 대북제재로 인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응책으로 강구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밤 녹화중계를 통해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4월11일 혁명의 수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에 참석하시었다"고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인민복을 입고 주석단에 자리했다. 이는 대두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 '위기설'과 관련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 위한 내각의 주체105(2016)년 사업정령과 주체106(2017)년 과업 △주체105(2016)년 국가예산집행 결산과 주체106(2017)년 국가예산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실시에 대한 법령집행총화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선거 △조직문제 등 5가지 의안이 논의됐다.

특히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1992년 북한 헌법에 최초로 명시됐다가 1998년 김정일 시대에 사라졌던 외교위원회를 복원했다.

앞서 외교위원회는 1990년대 최고인민회의 산하 기관 중 하나로 자리했었으나, 1998년 상임위원회가 신설되면서 폐지됐던 바 있다.

이를 19년 만에 다시 부활시킨 것은 최고인민회의를 대외관계 개선의 또 다른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관측된다.

이날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에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또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으로는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과 북한의 과거 대미·북핵 외교 주역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대외경제상을 지낸 리룡남 내각 부총리 등을 선출했다.

이밖에 김정숙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위원장, 김동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 등이 위원에 포진했다.

최근 북한을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진 만큼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나 핵·경제 병진노선 지속 추구 등이 언급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으나, 핵이나 대외정책 관련 메시지는 없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부활한) 위원회의 구성원 면면을 보면 외교, 대외경협, 대남 협상, 대미 외교, 민간외교 분야의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북한이 앞으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를 대남 및 대서방 외교를 위한 주요 기구로 활용할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5월의 한국 대선 이후 현재의 심각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남 및 대서방(대미, 대일) 외교 강화 준비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