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30대女 살해하고 불에 태운 용의자 2명 긴급체포
시흥 30대女 살해하고 불에 태운 용의자 2명 긴급체포
  • 송한빈 기자
  • 승인 2017.03.2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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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각 1명 서울서 검거… 피해자에게 돈 빌린 여성이 범행 주도

▲ 26일 오전 7시 56분께 경기 시흥 정왕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소방대원들이 탈의 상태로 얼굴과 손 등 상반신이 불에 탄 여성 시신을 발견, 병원 관계자들이 변사체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경기 시흥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불로 태운 용의자들이 경찰의 붙잡혔다.

27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이날 오후 8시 16분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A(38·여)씨와 B(48)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시흥시 정왕동의 한 4층짜리 원룸 3층에서 C(38·여)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지난 26일 오전 7시 55분께 "이웃집에서 연기가 난다"는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상반신에 박스와 옷가지 등이 올려진 채 불에 탔고, 얼굴과 지문 등이 불에 훼손돼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남아있는 지문 대조를 통해 숨진 여성이 이 원룸에 살던 C씨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은 C씨의 가슴 윗부분에서 발화된 것으로 조사됐으나, 발화 요인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 C씨의 사인은 예기(예리한 흉기)에 의한 목과 배 부위 치명상과 과다출혈로 추정됐다. 또 시신이 일부 부패한 흔적을 미뤄볼 때 누군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사체에 불을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폐쇄회로)TV와 통화 내역 분석을 토대로 A씨와 B씨를 용의자로 특정, 이날 오후 8시46분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함께 있던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A씨가 C씨에게서 돈을 빌린 문제로 지난 19일 둘이 만나기로 했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하고 C씨가 발견되기 직전 A씨가 C씨 원룸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조사 중 A씨가 C씨 사망 이후 제2금융권 콜센터 여러 곳에 전화해 C씨 명의로 소액대출을 받으려고 한 사실을 추가로 파악하기도 했다.

B씨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일과 그 이후에도 A씨와 함께 차량에 같이타 있는 장면이 수차례 CCTV를 통해 확인, 살해 공범으로 보고 함께 긴급체포했다.

A씨는 그러나 B씨와 함께 C씨를 살해한 이후인 26일 오전에는 혼자서 원룸을 다시 찾아 C씨 시신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는 C씨와 직접적으로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닌 것으로 파악돼 A씨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긴급체포 직후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가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돈 문제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내용은 조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시흥경찰서로 이송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시흥/송한빈 기자 hbso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