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립스틱 판매 120% 급증… 소주·담배 소비↑
장기 불황에 립스틱 판매 120% 급증… 소주·담배 소비↑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3.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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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소비품 매출 증가… 실용적 소비성향에 ‘가용비’ 소비트렌드 늘어
▲ (사진=신아일보DB)

장기간 불황이 이어지면서 술, 담배 등 불황형 소비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먼저 주류 중에서는 서민 술인 소주 판매가 증가한 반면 위스키 같은 고급술은 줄어들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지난한 해동안 한 병에 1190원에 팔리는 소주 매출은 전년보다 8.7%, 올해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각각 늘었다.

이에 반해 700㎖ 한 병에 4만4700원인 시바스 리갈 12년산을 포함한 위스키 매출은 이 기간 각각 0.5%와 0.8% 줄었다.

또 서민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담배도 지난해 약 729억 개비가 팔려 전년(667억 개비)보다 9.3% 증가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오히려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립스틱 효과’라는 법칙이 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 매출만은 오르는 기현상에 경제학자들이 붙인 용어다.

불황기에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으로 립스틱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작년 G마켓의 색조 화장품 판매는 전년보다 34% 늘었다. 이 가운데 립스틱이 36%, 매니큐어가 26% 각각 증가했다.

2015년에는 색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26%, 2014년에는 9%가 늘어나는 등 최근 3년 사이 증가세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색조 화장품 매출도 전년보다 17.8% 늘었다.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도 지난 2∼4일 진행된 올해 첫 세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색조 화장품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으며 이 중 립스틱은 무려 120%나 급증했다.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이어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작년 1ℓ에 달하는 대용량 커피 ‘메가 아메리카노’(946㎖)를 출시했다. 스몰 사이즈(355㎖)나 레귤러 사이즈(450㎖)보다 양이 2∼3배에 이르지만 단위당 가격은 메가 사이즈가 스몰 사이즈보다 절반가량 저렴하다.

서울우유도 경제적 부담 없이 요구르트를 즐길 수 있도록 일반 요구르트(60㎖)와 비교해 12배 이상 많은 서울우유 750㎖ 오렌지 요구르트를 내놨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