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회의] 480조 빚에 눌린 자영업자들
[금융안정회의] 480조 빚에 눌린 자영업자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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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보고서 “금리 오르면 소매업·요식업 충격 커”

▲ 자영업자 대출 현황.(자료=한국은행)

거대한 빚이 자영업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자영업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480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15년 말(422조5000억원)에 비해 57조7000억원(13.7%) 증가했다.

이것은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에게서 받은 약 100만 명의 가계부채 미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사업자대출은 308조7000억원이다. 가계대출은 171조5000억원이었다.

금융권별로는 은행이 347조2000억원(사업자대출 262조4000억원, 가계대출 84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72.3%였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 은행권은 133조원(사업자대출 46조3000억원, 가계대출 87조7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경기 부진 등으로 자영업자의 수입이 좋지 않은 가운데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 규모는 1억1천300만원이었다. 상용근로자 가구(7700만원)의 약 1.5배 수준이다.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LTI)는 181.9%였다. 상용근로자(119.5%)에 비해 62.4% 포인트 높았다.

또 자영업자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41.9%였다. 상용근로자 가구(30.5%)에 비해 훨씬 높다.

자영업자 가구 가운데 1년 동안 30일 이상 빚을 연체한 가구 비중도 4.9%였다. 상용근로자(1.7%)의 두 배 이상이다.

자영업자 가운데 소득이 하위 40%(1·2분위)에 속하는 ‘생계형 가구’는 지난해 3월 말 현재 69만6000가구(23.8%)이다. 이들의 대출금은 42조8000억원(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9.9%)으로 추정됐다.

생계형 가구의 대부분인 62만4000가구는 유급 고용원이 없었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이 가족 생계를 위해 분식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평균 금융부채는 4700만원이나 LTI 비율이 220.9%나 되고 연체 경험 가구 비중도 9.8%였다.

업종별 생계형 가구 비중을 보면 음식점업(26.7%)과 소매업(21.6%)이 높았다.

부동산 경기 호조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부동산임대업과 관련된 불안감도 있다.

자영업자 가운데 부동산임대업 가구의 평균 금융부채는 1억9600만원으로 소매업(1억200만원)이나 음식점업(1억1천300만원)에 비해 훨씬 많다.

또 부동산임대업 가구의 LTI는 228.3%였다. 소매업(173.2%)이나 음식점업(192.6%)보다 높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만기 일시상환 비중이 44.9%로 높아 연체율이 낮은 편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 냉각 등이 생길 경우 부실화될 위험이 있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