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추가지원…시중은행, 충당금 6천억원 추가 부담
대우조선 추가지원…시중은행, 충당금 6천억원 추가 부담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3.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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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담보채권 80% 출자전환…이자수익도 줄어 '이중고'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야드.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시중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출자전환으로 인해 수천억원대의 충당금을 부담하게 됐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꾸준히 줄여온 데다가 관련 충당금을 적립해와 충격파는 크지 않으리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3월 현재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시중은행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2조6365억원이다.

이 가운데 농협은행이 8669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EB하나(7726억원), 신한(3026억원), 국민(5115억원) 우리(2070억원) 순이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선수급환급보증(RG)이 대부분이다. RG는 선주가 선박 건조 계약 때 조선사에 준 선수금을 금융사가 지급 보증하는 것을 말한다. 즉,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건조해 넘기지 못하면 금융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물어줘야 하는 금액이다.

농협은행은 전체의 97.7%인 8469억원이 RG다. 국민은행도 80% 정도가 RG고 나머지 20%가 대출이다. 신한은행도 RG 비율이 전체의 절반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RG가 없고, 모두 수출입금융이나 일반 여신이다. 하나은행도 63%가 일반 대출이고 나머지가 RG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시중은행의 출자전환 대상은 신용 대출이 대부분인 무담보채권이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무담보채권 규모를 7000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23일 발표한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안을 보면, 시중은행들은 무담보채권의 80%인 5800억원가량을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20%의 무담보채권은 만기를 연장한다.

만기연장분은 5년 유예 후에 5년간 분할상환된다. 이에 대한 금리는 연 3% 이내로 적용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36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이미 쌓았다. 전체 익스포저의 12%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놓고 있다. 요주의로 분류하면 7~19%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당장 손실이 날 가능성이 크다. 작년 회계법인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보유 가치를 '1원'으로 평가했고, 산업은행은 이로 인해 작년 말 보유주식의 전체를 손실(손상차손)로 반영한 바 있다.

정부의 '실탄'이 지원되더라도 당분간 주식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출자전환에 따른 시중은행의 손실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 3%대가 넘는 이자수익도 출자전환에 따라 포기해야 한다.

이번 지원으로 시중은행의 BIS 비율은 0.01~0.24%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은 채무조정시 64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금융당국은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이후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을 2조2000억원을 축소하고 충당금을 적립해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