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자택 떠난 지 22시간 만에 귀가
박근혜 前대통령, 자택 떠난 지 22시간 만에 귀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3.2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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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14시간·신문조서 검토만 7시간 넘게 소요
역대 대통령 중 최장조사 기록… 檢, 영장 검토

▲ 14시간 동안의 피의자 조사와 밤샘 조서열람 및 검토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의 정점으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약 22시간 만에 삼성동 자택으로 다시 귀가했다.

검찰의 조사 자체는 14시간이 소요됐으며, 이후 조서 검토에 7시간 15분 정도가 걸렸다. 조사만으로도 역대 전직 대통령 가운데 최장을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집을 나선 것은 오전 9시 15분이다. 이후 오전 9시 2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으며, 9시35분부터 이날 오후 11시 40분까지 '릴레이 조사'를 받았다. 

조사 자체는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끝난 편이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이 조서를 거듭 검토하느라 귀가 시간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조사를 받고 나면 변호인과 함께 피의자 신문조서를 검토한 뒤 본인 진술과 달리 기재됐거나 취지가 다른 부분 등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고치고 서명·날인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고 나온 시간 기준으로는 전날 오전 9시24분부터 이날 오전 6시54분까지 장장 21시간30분에 걸쳐 조사와 조서 검토를 마쳤다.

이동 시간까지 합치면 박 전 대통령은 무려 21시간 51분 만에 자택에 다시 귀가를 한 셈이다.

자택에 돌아온 박 전 대통령은 자택 앞에서 기다리던 측근 정치인에게 환하게 웃으며 "왜 나오셨나. 안 오셔도 되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자택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역시 미소를 띤 채로 자신을 응원하던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날 자택 앞에는 최경환·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서청원 의원의 부인 등이 박 전 대통령 도착 시간에 맞춰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전 9시24분 중앙지검 건물 앞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귀갓길에는 "국민들께 한말씀 해달라", "뇌물혐의 인정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도 않고 포토라인에 멈추지도 않은 채 승용차에 올랐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중앙지검 청사를 떠날 때에는 밤을 새우며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서문 앞 인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대통령을 풀어줘라"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검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 비밀누설 등 13개 혐의의 사실관계와 경위 등을 확인했다.

삼성 특혜와 관련한 433억원대 뇌물 혐의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8시 35분께까지 약 11시간 동안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중앙지검 형사8부 부장검사가, 이어 8시 40분부터는 특수1부 이원석(48·27기) 부장검사가 각각 조사를 맡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박 전 대통령 조사까지 마친 검찰은 조사 내용과 기록을 검토해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비롯한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