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신흥국 경기악화 우려… 수출에 '악영향'
[美금리인상] 신흥국 경기악화 우려… 수출에 '악영향'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3.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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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 기금의 기준 금리가 16일 0.25% 포인트 인상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전망된다.

국내외 금리차 축소에 따른 외국 투자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대(對) 신흥국 수출이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유가 하락 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자동차, 일반기계, 가전 등 유가와 신흥국 경기에 많이 의존하는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자동차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신흥국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국산 자동차업계는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기계도 유가가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대형 건설 부문 중심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가전업계는 신흥국 시장에 소비심리 위축 분위기가 생겨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연쇄 효과로 신흥국 금리도 올라가는데, 그럴 경우 TV나 냉장고 등 생활가전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전반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이 달러 가치의 상승을 불러온다면 미국 시장에서는 수출 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는 등 상쇄 효과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은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동시에 하는 업종이라 환율 영향은 적은 편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료 수입가격이 오르는 것은 부정적이나 철강제품의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개도국 경제가 어려워져 수요가 줄어들면 역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경우 달러가 강세를 띠게 되면 제조사는 상당한 실적 개선 효과를 보게 된다.

조선업계는 결제통화 다변화 비중이 커 환율 영향이 적다.

이 때문에 업계는 미국 금리 인상이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조선업에 긍정과 부정 양면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신규 수주 때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금융조달 비용은 증가하게 되므로 신규 발주를 위한 선박금융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또 유가가 하락하면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더뎌질 가능성도 있다.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비중이 90%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 동향과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 품목으로 꼽힌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미국 수출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금리 인상의 효과는 상당 부분 이미 시장에 다 반영돼 있고, 금리 인상 자체가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미 금리 인상의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고 세계 경기의 흐름이 업황에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미국 정부의 금리 인상으로 세계 자동차 2대 소비국인 미국의 경제가 점진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자동차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