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단체들, 거칠게 항의…주민들 불편 호소
가전제품 설치 차량 등이 오가며 박 전 대통령 복귀를 위한 작업도 계속됐다. 침구와 이삿짐도 도착하며 입주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이날 오전 6시 40분께는 장판을 교체하는 인부들이 속속 박 전 대통령의 사저로 들어가 2시간 만에 나왔다.
오전 10시께 난방기기 등을 실은 트럭이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집기류 등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30분 간격으로 속속 등장했다.
사저 안은 보이지 않지만, 복도에 불이 밝게 켜져 있어 집 안 정리가 한창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오후에도 짐을 실은 트럭이 몇 차례 드나들었고, 인터넷 설치기사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예 침대와 침구, 살림살이 들을 실은 이삿짐 트럭도 도착해 박 전 대통령의 입주 임박을 시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사저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한 지지자 수백 명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쥐고 사저 앞으로 모여들었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이종삼씨(64)는 "헌법 재판관들이 어떤 '빽'으로 법조인이 되지 않았나 의심한다"며 "언론 역시 잘못했다. 태극기집회에서 희생된 분들이 세월호보다 뭐가 부족해서 보도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저 인근 길목에는 나라사랑동지회, 구국동지회, 산악회 등 이름으로 '박근혜 국민 대통령님 환영합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지지자들은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박근혜!', '대통령!'을 외쳤다. 친박단체 회원들 10여명은 삼성동 거주 주민을 '좌파 세력'으로 오해해 뒤쫓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일부 흥분한 지지자들은 한 종합편성채널 언론사 차량의 진입을 막고 태극기 깃대로 내리치는 등 충돌 사태를 빚기도 했다. 취재진에게도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불만을 쏟아냈다.
급기야 현장은 흥분한 지지자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이 뒤섞이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한적한 골목에 들이닥친 친박단체의 돌발 집회에 인근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경찰은 사저 주변에 경찰병력 1000여명을 투입해 관계자 외 사저 접근을 막으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언론사와 지지자 간의 충돌을 방지하고 사저로 향하는 차량의 진입로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곧 이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병력은 더욱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