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막바지, 다시 100만 넘은 촛불
탄핵심판 막바지, 다시 100만 넘은 촛불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2.26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즉각 탄핵·특검 연장해야" VS "탄핵 인용되면 참극"
서울 도심서 찬반집회… 경찰, 극단행동 우려에 비상
▲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박영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4년을 맞은 25일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만료일도 사흘 앞둔 이날 집회는 전주에 비해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탄핵 반대집회의 분위기는 격렬함을 더해 가고 있다.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움직임은 물론, 극단적 행동을 시사하는 협박성 발언도 나온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주말 17차 촛불집회를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민중총궐기 대회로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탄핵심판 변론을 27일 끝내기로 한 헌법재판소에 탄핵안을 반드시 인용하라고 주장했다.

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대리인단이 꼼수로 탄핵심판을 지연하려 했지만 촛불의 힘으로 막아내며 여기까지 왔다"며 "탄핵 결정은 단지 재판관 8명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이름으로 선고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각계 시국발언, 공연 등으로 이뤄진 본 집회를 마무리하고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대기업 사옥 방면으로 행진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횃불 행렬도 이날 재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도 이날 집회에 함께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100만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107만8130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탄핵심판 최종변론일 이후인 3월1일에도 18차 촛불집회를 대규모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어 주말인 4일과 11일에도 역량을 총 집중할 예정이다. 헌재의 탄핵안 인용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취지다.

▲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등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민 일대에서 탄핵 원천 무효화를 촉구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박영훈 기자
맞불집회 측인 이른바 '태극기집회'도 탄핵을 막아야 한다며 세몰이에 나섰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민 일대에서 탄핵 원천 무효화를 촉구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윤상현·박대출 의원과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도 참석했다.

집회에서는 단순한 탄핵반대가 아니라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도 표출됐다. 극단적 행동을 예고하는 협박성 발언도 언급됐다.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는 "(국회가) 탄핵 사유 하나로는 안 될 것 같으니 여러 사유를 몽땅 섞어 (탄핵으로) 몰았다"며 "여러 개를 묶어서 탄핵사유가 된다는 것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 탄핵심판 결정에)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나. 우리가 노예인가"라고 말했다.

해병대 전우회 소속 한 참가자는 무대에 올라 "만약 잘못될 경우 (탄핵안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 흘리는 정도를 넘어서는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취재진에게 태극기 봉 등을 휘두르거나 취재 중인 기자를 밀치고 거친 말을 퍼붓는 등 언론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탄기국은 특검이 끝나면 특검 관계자들을 모두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다가오는 3·1절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당일에는 탄기국 측이 청와대 방면으로 처음 행진할 가능성이 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 3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촛불·맞불집회에 대비하기 위해 212개중대 1만70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과격한 언행 등을 고려해 주요 인사에 대한 특별 신변보호에 들어갔다.

경찰은 헌재 재판관 8명에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와 특검보 4명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도 이날부터 전담 경호 경찰관들을 배치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