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시중 유통 화폐 사상 첫 100조 돌파
저금리 장기화…시중 유통 화폐 사상 첫 100조 돌파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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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 있는 돈…통화승수·유통속도 역대 최저
▲ (자료사진=연합뉴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유동성 확대공급 등의 영향으로 시중에 풀린 현금이 10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화폐발행잔액은 103조5100억원(말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말보다 6조1277억원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00조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발행해서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잔액이다. 즉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고 남아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현금의 규모를 말한다.

화폐발행잔액은 통상 매월 1조원 가량씩 늘었지만, 지난달엔 설 자금 방출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컸다.

화폐발행잔액은 2008년 30조원을 넘어선 이래 2010년 40조원, 2012년 50조원, 2013년 60조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화폐발행잔액 중 지폐가 101조316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5만원권이 79조972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77%에 달했다.

5만원권은 작년 말 이후 한 달 새 4조1969억원이나 늘었다. 5만원권은 작년 한 해 동안 발행량이 23조원으로 2009년 발행 후 최대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1만원권의 잔액은 17조9645억원으로 한 달 새 1조7198억원 늘었다.

현금뿐 아니라 예금 잔액 등을 합친 광의통화(M2)는 작년 12월 말 현재 평균잔액(원계열 기준)이 2342조6천2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2182조9천119억원보다 7.3%(159조7094억원)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어도 소비 등을 통해 돈이 돌지 않고 은행에 고여만 있다는 얘기다.

본원통화가 통화량을 얼마나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작년 12월 16.7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화의 유통속도(국내총생산/M2)도 작년 9월 말 현재 0.69로 역대 최저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