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압군 '헬기사격' 추정 탄피 발견
5·18 진압군 '헬기사격' 추정 탄피 발견
  • 양창일·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2.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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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컨포 추정 탄피 3점 광주 외곽서 습득… 국과수 분석 의뢰
▲ 5·18기념재단이 5·18 당시 전남 나주시청에서 근무했다는 한 시민으로부터 기증받은 탄피.(사진=5·18기념재단 제공)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에서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총 탄피를 보관해 왔다는 시민의 제보가 나왔다.

이 시민의 제보가 사실이라면 5·18 당시 헬기 기총 사격에 대한 진실 규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8일 5·18 당시 전남 나주시청에서 근무했다는 한 시민으로부터 1980년 5월 24∼25일께 광주-나주 남평간 도로 한두재 부근에서 습득했다는 탄피를 기증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기증자는 탄피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다가 최근 5·18 당시 헬기사격을 둘러싼 진실규명 요구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공개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증자로부터 받은 탄피는 3개로 모두 길이 103㎜, 직경 30㎜이다.

재단과 전남대학교 5·18연구소가 공개한 육군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광주소요사태 분석 교훈집’ 등 군 기록에 따르면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는 벌컨포를 탑재할 수 있는 공격헬기가 투입됐다는 기록이있다.

아울러 5·18 직후 전교사 작전처 ‘보급 지원 현황’ 문건에는 1980년 5월 23일 20㎜ 벌컨포 탄 1500발이 항공대에 지급된 것으로 기록돼있다.

이에 따라 재단 측은 1980년 5월 24일에 육군 31항공단 103항공대가 운용한 코브라 헬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기록을 추적하고 있다.

또 재단은 광주시 협조를 받아 국과수에 탄피들의 생산연도와 제원 등의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재단 관계자들은 이 탄환이 5·18 당시 국군 헬기에 탑재된 탄환으로 확인된다면 헬기사격의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국과수는 최근 광주 동구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탄흔에 대한 감식결과 헬기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놓았지만 총기의 종류 등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995년 5·18 검찰 수사 과정 등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 등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졌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이유로 국방부는 헬기 기총사격을 전면 부인해왔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헬기 기총 사격에 대한 다수의 목격자 증언이 있었지만 주로 5월21일 발포에 관한 것이었다이번에 공개된 탄피들이 5월21일 뿐만 아니라 5월24일 등에도 계엄군의 무장헬기 운용과 기총 사격이 있었음을 밝히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양창일·박선하 기자 ciyang@shinailbo.co.kr,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