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기업구조조정 진척 느려…한계기업 취약성 고조"
IMF "韓 기업구조조정 진척 느려…한계기업 취약성 고조"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2.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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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등 고용시장에 악영향…적절한 사회안전망 필요

한국의 기업구조조정 진척상황이 기대보다 느려 한계기업의 취약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신종순 아태지역 선임이코노미스트는 6일 '기업구조조정과 거시경제적 영향'이라는 조사보고서에서 한국의 기업부문은 전체적으로는 건전하지만, 조선,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업종의 한계기업들은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은 글로벌 무역 부진과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경쟁 고조로 2010년 이후 떨어지기 시작했고, 특히 한계기업들의 취약성이 크게 고조됐다. 수익이 급속히 떨어지는 가운데 점점 더 차입을 늘려서다.

일본 기업들이 2010년부터 수익성을 회복하고 차입비율을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른 선진 경제권에서도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개선됐다.

반면에 한국의 기업구조조정 진척상황은 기대보다 느린 편이며 최근에서야 시작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의 상황 변화로 일부 산업부문에서 한국의 적절한 포지셔닝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고, 기업구조조정은 극도로 어려워졌다. 일부 은행들은 산업 전망이 극도로 불확실한 데다 손실이 현실화될까 봐 대출구조조정을 미루는 경향을 보였다.

경기민감업종으로 산업 전반이 취약했던 해운·조선업종의 구조조정 결과, 조선 3사는 비핵심부문 자산매각, 기업재정비, 규모축소 등을 포함한 10조3000억 원 규모의 자구책을 마련했고 주요 해운사들도 채권자들과 채무조정 등에 합의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개별 한계기업 중 채무구조조정 중인 기업은 2014년 159곳에서 2015년 229곳으로 늘어났다. 이 밖에 과잉공급문제에 직면한 석유화학과 철강업종에서는 인수·합병(M&A)이나 다운사이징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향후 한국의 기업구조조정이 진척되기 위해서는 M&A활동이 활발해지고 부실채권(NPL)시장이 발전하는 등 자본시장의 역할이 커져야 하고, 법원까지 가지 않고 은행과 비은행 채권자들의 자체 구조조정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기업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정리해고 등으로 고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