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형 M&A 성사 '공격 경영'…삼성·현대 대조
SK 대형 M&A 성사 '공격 경영'…삼성·현대 대조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2.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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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여파에도 올해 사업 투자 규모 확대

SK그룹이 새해부터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면서 공격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다른 재벌 총수들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지 못하는 상황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2일 미국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의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중 하나인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3억7000만 달러(약 4269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SK㈜가 LG실트론을 인수하는 6200억원짜리 '반도체 빅딜'을 성사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M&A 소식을 전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SK네트웍스가 국내 3위의 생활가전 제조·렌털 업체인 동양매직을 6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에는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17조원 투자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14조원보다 21%나 늘어난 규모다.

최 회장은 17조원 가운데 11조원은 국내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역시 SK그룹의 역대 연간 국내 시설 투자 규모로는 최대다.

M&A와 지분투자 등에도 올해 4조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 분야 투자 규모 3조1000억원보다 50%이상 늘어났다.

계열사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가장 많은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최대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앞으로 3년간 11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그룹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200명으로 잡았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투자를 확대하고 인재를 더 확보해 대내외의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그룹은 다른 그룹과 달리 지난해 12월 주력 계열사 CEO를 교체하는 임원 인사를 정상적으로 단행했다.

SK그룹은 신성장엔진 확보 관련 사업에 박차를 하기 위해 지난 인사에서 전략위원회도 신설했다.

반면 삼성, 현대·기아차 등 다른 주요 기업의 '경영 시계'는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위기까지 몰렸던 삼성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에 직접 연루된 지난해 11월부터 사실상 '진공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12월에 단행됐어야 할 사장단 인사는 무기한 연기됐고 연초 사업 일정도 크게 흐트러졌다. 삼성전자가 9조 원을 들여 사들이겠다고 밝힌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인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차그룹도 해마다 연말에 실시하던 임원 인사를 계속 연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못 이겨 지난달 미국 투자 계획만 내놓았을 뿐 그 외 적극적인 투자 청사진은 내놓지 못한 상태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