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내유보금 작년 최대치 전망…또 쌓아만 두나
대기업 사내유보금 작년 최대치 전망…또 쌓아만 두나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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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만 쌓고 있다 지적…재계 "고용창출 등과 직결 무리"

대기업 주력 계열사들이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규모도 매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며 쌓이고 있지만, 도무지 풀릴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 개별 반기 보고서상 10대 그룹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은 6월 말 기준 550조원으로 작년 말(546조4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0.6%) 늘어났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이 550조원대에 닿은 것은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에 10대 그룹 중에서 삼성과 한진을 제외한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등 8개 그룹의 사내 유보금이 늘어났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은 210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000억원(1.9%) 감소했다.

삼성그룹 다음으로 많은 유보금을 쌓아 놓은 현대차그룹은 6개월 새 4조9000억원(4.4%) 불어나 117조2000억원이 됐다.

전체 유보금 규모에서 3위인 SK그룹은 작년 말보다 4000억원(0.6%) 증가한 6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포스코 47조1000억원, LG 44조6000억원, 롯데 30조6000억원, 현대중공업 그룹 14조8000억원 순으로 사내 유보금 규모가 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5년 집계한 국내 상장기업의 사내유보금은 832조원이었는데, 지난해는 이 수준을 더 넘어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사내유보금을 두고 대기업들이 곳간만 쌓고 있다는 지적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

반면 재계는 사내유보금을 마치 현금을 금고에 쌓아둔 것처럼 오해해서는 안된다며 반박한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현재 상황과 경기불황 등을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사내유보자산이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사내유보금은 현금뿐 아니라 설비 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이기 때문에 고용 창출 등과 직결시키기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