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소라넷' 운영자, 알고보니 현직 법무사
'제2의 소라넷' 운영자, 알고보니 현직 법무사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7.01.1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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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사진 올리면 상금 500만원… 광고로 매달 7천만원 부당이득

소라넷 폐쇄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음란사이트 '꿀밤'의 운영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며 매월 수천만원의 광고료를 챙긴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알선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법무사 정모(33)씨와 IT회사 프로그래머 강모(22)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경찰은 같은 혐의로 사이트 관리자 김모(32)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꿀밤은 회원 수 42만명,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50만명으로 소라넷 폐쇄 이후 최대 규모의 음란사이트로 알려졌다.

정씨 등 이들은 2013년 중순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 서버를 두고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4만여건에 달하는 음란물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사이트에 성매매 업소와 도박 사이트 광고를 게재하고 업소 당 70~150만원을 받는 등 매월 7000만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작년 한해 동안 15억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정씨는 수도권에서 직원 3명을 둔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경력 3년차 법무사로 드러났다.

정씨는 사이트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선배 김씨 등 5명에게 매월 100~300만원을 지급하면서 성관계 사진 등을 사이트에 게재했다. 아울러 성매매업소 관리 등을 지시해 조직적으로 사이트를 관리했다.

이와 함께 정씨는 음란사이트 운영 사무실에 대마 재배 시설을 마련하려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은 정씨가 "100억원 정도의 많은 돈을 벌어 화려한 삶을 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일당 중 현직 보험설계사인 정모(35)씨는 사이트 접속자 수를 늘리려고 여성들에게 돈을 주거나 몰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사이트에 게시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성의 신고로 보험설계사 정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지검에 구속돼 수감돼 있다.

일당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가상화폐)으로만 광고비를 받고, 성매매 업주와는 텔레그램 또는 사이트 내 쪽지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게다가 이들은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콘텐츠 콘테스트’라는 내부 이벤트를 벌여 회원들이 업로드한 성관계 사진 중 가장 많은 추천수를 받은 회원에게 200~500만원의 시상금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했다.

또 사이트 내에 성매매 업소를 이용한 회원들이 업소 여성을 평가하는 게시판을 개설하고, 성매매업소의 업주는 해당 후기를 작성한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주도록 했다.

경찰은 국세청에 정씨의 부당 이익금 환수를 요청하고 법무사회에 이번 수사 결과를 통보했다.

더불어 경찰은 해당 사이트를 폐쇄 조치하고, 콘테스트에 참여해 음란물을 게시한 회원과 성매매 업소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