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땐 삼성지배구조 개편 줄줄이 난관
이재용 구속땐 삼성지배구조 개편 줄줄이 난관
  • 신민우 기자
  • 승인 2017.01.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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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전환'이 경영권 확보 최선
구속되면 최종결정권자 부재 무기한 봉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이 오리무중이다.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인 요소다.

총수 일가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삼성이 이재용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도달점이 지주회사 전환"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도 하고 싶고 시장도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주 자격으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사업회사 분할을 제안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가려웠던 곳을 엘리엇이 긁어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먼저 꺼내기 어려운 사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명분을 던져줬다는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화답했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함꼐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뇌물 공여 및 위증 피의자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 같은 일도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과 최순실 정유라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 등의 의사결정을 이 부회장이 최종적으로 내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불러 22시간 '밤샘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예민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모든 것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검팀 주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영장이 청구될 경우 법원 최종 판단이 남지만 정황상 구속이 집행될 가능성이 더 많다는 관측이다.

만일 이 부회장의 구속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승인하고 결정할 사령탑의 부재 상황에 맞딱드리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오너가 구속된다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중요한 의사결정 사안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경영 현안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무기한 봉인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민우 기자 ronofsm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