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 수뇌부 공백 현실화… 신사업·현안 '올스톱'
[분석] 삼성, 수뇌부 공백 현실화… 신사업·현안 '올스톱'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1.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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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개편· 주회사 전환 무기한 연기… 국내 산업 여파까지 우려

▲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정전자 부회장이 특혜자금 지원 의혹을 받으며 12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에 대한 일괄적인 사법 처리가 예고되면서 삼성 전체의 리더십 공백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삼성그룹의 가장 큰 위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업개편 등 현안 올스톱

우선 계속된 검찰 수사 등으로 올해 초로 연기됐던 각종 현안 처리가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부터 그룹 전체의 사업개편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비주력 사업 정리와 신사업으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커넥티드카ㆍ자동차 오디오 기업인 하만을 9조원에 인수했다.

이 외에도 메신저, 클라우드, B2B빌트인 가전 등 각 분야 주력 회사를 인수하며 올해부터 신사업 분야로의 사업개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의 부재 시에 이 모든 계획 진행에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전환 시기도 불투명해졌다. 업계는 삼성이 올해 상반기 중 지주회사 전환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작업 등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뇌물공여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자체의 정당성을 상실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주요 사장단 인사와 그룹 미래전략실 해제도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사장단 인사는 당초 1월 중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고 구속수사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특검조사가 끝나는 시기는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 해체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 12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 삼성그룹 깃발과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신민우 기자)
#삼성 위기 국내 산업 여파 우려

삼성의 수뇌부 공백 사태로 인한 각종 현안 사업 계획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선점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장 선점에서 뒤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되는데 그 시기를 놓칠 경우 사업기회 자체를 상실할 수도 있다"며 "불안정한 국내외 시장 환경에서 국내 선두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릴 경우 그 여파가 그대로 국내 산업에 되돌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 경영인 또는 사장단협의회에서 주요 사안 논의  가능

이 부회장까지 수감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삼성그룹은 일단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때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했을 때처럼 사장단협의회에서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방식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