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금융시장 불안시 평상시보다 변동성 3배 확대
원화, 금융시장 불안시 평상시보다 변동성 3배 확대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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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거래 위축 등 부작용 발생…정책적 개선 노력 필요"
▲ (신아일보 자료사진)

국제금융시장에 불안요인이 발생할 경우 원화의 변동성이 평상시 3배 수준으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일 국제통화기금(IMF) 어드바이저(전 한은 부총재보)와 이병주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0일 금융학회의 학술지 '금융연구'에 실은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원화 환율의 변동성' 논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연구팀이 한국을 포함한 24개 신흥시장국을 대상으로 2001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환율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원화의 평상시 변동성은 연율기준 7.9%로 집계됐다.

이는 신흥국들의 변동성 평균치인 9.4%보다 낮은 것으로, 평상시엔 원화의 움직임이 여타 신흥국 통화보다 안정적임을 뜻한다.

하지만 원화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도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나 2010년 그리스 재정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등 금융시장 불안기엔 변동성이 평균 24.1%로 급격히 커졌다.

이는 평상시의 3배 수준이다.

시장 불안 시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은 평균 16.8%로 집계됐다. 금융시장에 불안요소가 발생했을 때 원화의 변동성이 여타 신흥국 통화보다 훨씬 커진다는 얘기다.

원화의 시장 불안 시 변동성(24.1%)은 신흥국 통화 중 상위 25%(24.1%)와 같은 수준이다.

사례별로 보면 2008년 금융위기 때 원화의 변동성은 30.3%로 커졌다. 신흥국 평균(18.8%)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10년 그리스 재정위기 땐 원화 변동성이 27.2%였다. 역시 신흥국 평균인 15.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2011년 유럽재정위기 땐 원화 변동성이 13.1%로 신흥국 평균 13.5%와 비슷했다.

최근에도 원/달러 환율은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하루 10∼20원씩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하루에만 20원 넘게 급락했지만 9일엔 1,208.3원으로 마감해 지난 주말 종가보다 15.3원이나 올랐다.

연구팀은 또 원화는 평상시 절상 폭이 절하폭보다 작아 이른바 '계단-승강기' 형태의 비대칭 구조의 변동 양상을 보였다.

불안 시에는 원화의 절상 폭과 절하폭이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절하 일자가 절상 일자보다 크게 늘었다.

연구팀은 변동환율제 하에서 일정 수준의 환율 변동성은 환율의 가격기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 거래비용 상승, 대외거래 위축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에게는 이런 부작용이 여타 가격변수의 급격한 변동으로 나타나 경제의 안정적인 운용에 지장을 준다며 변동성의 과도한 확대를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