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대출 1년간 32%↑…잔액 12조 돌파
저축은행 신용대출 1년간 32%↑…잔액 12조 돌파
  • 강태현 기자
  • 승인 2017.01.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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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유의해야"
▲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제2금융권 업체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등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이 급증하면서,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 등을 보면 작년 9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약 12조4000억원으로 1년 사이 32.5%(3조원) 늘었다.

신용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2014년 말 11.0%, 2015년 9월 16.5%, 2015년 말 18.4%로 꾸준히 높아졌고 지난해 30%를 훌쩍 넘어섰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은 주택 등 담보가 없는 대출상품으로 금리가 높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작년 11월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2.19%로 예금은행 가계대출(3.20%)의 7배 수준이다.

신용카드사,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장기대출 서비스인 카드론도 거침없이 불어났다.

작년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23조원으로 1년 사이 11.6%(2조4000억원) 늘었다.

카드론도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해주는 신용대출 상품으로 볼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8개 전업계 카드사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연 13∼15%다.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지는 저소득·저신용 계층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모두 고금리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상호금융 등 다른 비은행권 대출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생명보험회사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이 60%를 넘는 '고LTV'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작년 9월 말 11조3000억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24조1000억원)의 47.0%를 차지했다.

'고LTV' 비율은 2015년 말(43.0%)보다 4.0% 포인트 높아졌고 2014년 말(27.4%)과 비교하면 무려 20% 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주택가격) 대비 대출한도를 뜻한다.

LTV가 60%를 초과한 차주는 주택가격 하락 등의 상황 변화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주택담보대출에서 저소득(연 소득 3000만원 미만) 차주의 비중은 지난 2013년 말 27.4%에서 작년 9월 말 32.3%로 지속적으로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한은이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입수한 약 100만명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다.

한은은 "보험회사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 압력과 함께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고 상호금융조합은 저소득 취약차주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리스크(위험) 관리가 긴요하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강태현 기자 th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