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년특집] ‘메이드인코리아’ 신약… 중남미서 날개 달았다
[2017 신년특집] ‘메이드인코리아’ 신약… 중남미서 날개 달았다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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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LG·일양 등 수출 활발…정부도 발 맞춰 지원

‘메이드인코리아’ 신약들이 중남미 시장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중남미 시장 진출은 이제 국내 제약사들의 필수 해외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지난 4월 정부가 멕시코 정부와 제조품질관리(GMP)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수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국내서 GMP를 인정 받은 업체는 멕시코에서도 동일하게 인정 받게 돼 번거로운 재실사 절차의 부담을 덜게 됐다.

현재 보령제약, LG생명과학, 일양약품 등은 중남미 대표 의약품 업체들로부터 연이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남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파머징 시장으로 분류된다. 파머징 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 이하면서 연간 의약품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신흥 제약 시장을 의미한다.

시장분석기관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2007년부터 6년간 중남미 제약 시장의 성장률은 연 평균 12%로 글로벌 시장 평균 성장률(5.3%)의 2배를 넘는다.

▲ 보령제약 고혈압신약 '카나브'는 지난 5월 기준 멕시코 ARB계열 단일제 시장 점유율 7%를 기록했다.(사진=보령제약 제공)
◆보령제약 '카나브패밀리' 중남미 개척 선두주자

보령제약은 일찌감치 중남미 시장에 진출해 수출 활로를 다져놓은 대표적인 회사다.

고혈압신약 '카나브'는 출시 첫 해인 2011년부터 멕시코, 에콰도르 등 중남미 25개국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현재 10개국에서 발매허가를 받았다.

2013년에는 이뇨복합제 '카나브플러스'까지 수출을 확대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8월 출시한 '듀카브'와 '투베로'까지 이른바 '카나브패밀리'를 수출하고 있다. 카나브패밀리의 중남미 계약금만 총 8323만 달러(약 1003억원)에 이른다.

중남미 시장 진출 결과도 성공적이다. 카나브는 지난 5월 기준 멕시코 ARB계열 단일제 시장 점유율 7%를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보령제약은 중남미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싱가폴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 2개국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령제약은 중남미, 동남아시장은 물론 향후 유럽, 미국, 일본 등의 메이저시장 진출을 통해 2019년 품목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LG생명과학 당뇨신약 '제미글로'는 중남미 23개국의 임상과 시판허가를 추진하고 있다.(사진=LG생명과학 제공)
◆LG생명과학 멕시코 회사와 임상·허가 추진

LG생명과학 당뇨신약 '제미글로'도 중남미 시장의 문을 먼저 열었다.

제미글로는 지난해 10월 중남미 5개국과 인도에서 최종판매허가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3월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특히 중남미 시장 확대를 위해 멕시코 스텐달 사와 기술계약을 통해 중남미 23개국의 임상과 시판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또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9개 국가의 허가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에서도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수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 일양약품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는 중남미 9개국 관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사진=일양약품 제공)
◆일양약품 백혈병·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잇단 계약

아시아 최초로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를 개발한 일양약품 역시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콜롬비아 바이오파스사와 중남미 9개국 관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바이오파스사는 슈펙트의 완제품을 10년간 공급하게 됐다.

이에 앞서 일양약품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신약인 '놀텍'과 관련 에콰도르의 시판허가를 받으며 중남미 수출의 길을 열었다.

제약업계가 중남미 시장을 노크하는데는 선진국에 비해 시장선점이 유리하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정부도 제약업계의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월부터는 중남미 주요 국가의 특허제도 전반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특허정보가 제공되는 국가는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으로, 이들은 중남미 지역 수출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다국적제약사의 신약개발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이들 업체가 위치한 미국, 유럽 등에서는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남미 시장이 선진 시장에 비해 임상·허가 비용이 낮으면서 성장속도가 빨라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