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제정책] IMF 이후 첫 2%대 전망… 저성장 고착화
[2017 경제정책] IMF 이후 첫 2%대 전망… 저성장 고착화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6.12.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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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금리 상승으로 내수둔화 본격화
기업심리 위축으로 고용시장 급랭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관계부처 장관들이 29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 경제정책 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성장 전망을 2%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계속되던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내수 및 부동산 경기 둔화, 고용악화 등이 비관적 전망의 주된 이유다. 다행히 수출시장은 개선될 전망이지만 회복세 자체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29일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제시했던 3.0%에서 2.6%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부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2015년 2.6%, 올해 2.6%에 이어 3년 연속 2%대 저성장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2012년 이후 5번째 2%대 성장에 머물게 되는 것으로 사실상 저성장이 고착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성장률 전망을 낮춘 주된 이유로 내수둔화를 꼽았다. 내년 내수는 유가상승과 금리상승 압력 등으로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시장의 불확실성과 거래량 둔화, 부채 상환 부담, 기대여명 증가 등을 소비지출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나마 상반기에는 재정조기집행, 노후차 개별소비세 감면 등으로 4분기에 부진했던 내수가 어느 정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하반기에는 구조조정 효과가 내수의 발목을 잡아 회복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내년 민간소비가 올해(2.4%)보다 더 위축돼 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여건이 악화돼 실질구매력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내년 취업자 증가 전망치는 30만명에 훨씬 모자라는 26만명이었다. 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15∼64세 고용률은 올해(66.0%)보다 개선된 66.5%, 실업률은 올해(3.8%)보다 소폭 상승한 3.9%로 전망됐다. 제조업 침체, 조선·철강 등 구조조정,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업 심리가 위축돼 인력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호황으로 올해 10.8%나 증가했던 건설투자는 준공물량 증가, 착공면적 감소 등으로 둔화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세계교역량 회복, 주력상품 업황 개선 등으로 다소 개선되겠지만 중국 성장세 둔화, 세계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으로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6.1%나 줄며 침체를 거듭했던 수출은 내년 세계교역량 개선, 반도체 단가 회복 등으로 2.9% 반등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수출용 원·부자재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입도 올해(-7.1%)보다 크게 반등한 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상수지는 82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올해(940억 달러)보다 흑자 폭이 줄어든 결과다.

정부 관계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소비·투자·수출을 제약할 것이다"라며 "올해 4분기 성장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대응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