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현 정국 비판… ‘최대 정치혼란’ 규정
반기문, 현 정국 비판… ‘최대 정치혼란’ 규정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12.19 10: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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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지배구조의 완전한 결핍’ 언급… “국민들, 배신당했다 믿어”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자료사진=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박근혜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반 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초청 간담회에서 현 정국을 ‘6·25전쟁을 제외한 최대 정치혼란’으로 규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국민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올바른 지배구조(good governance)’가 완전히 결핍된 것에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반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풀이된다.

그는 “1979년 시해된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때에는 한국인들이 격변의 과정을 헤쳐나오던 시기였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평화롭고 매우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사회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지배구조의 완전한 결핍’을 언급하면서 국민이 4년 전 대선에서 선출한 ‘박근혜 정부’를 신뢰했으나 리더십 부재에 배신을 당했다고 믿는다는 발언도 쏟아냈다.

반 총장은 이 같은 비판과 함께 “혼란은 일시적이며, 회복력이 있고 민주 체제를 존중하는 한국 국민은 곧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말도 전했다.

나아가 한국의 정치·경제·사회의 지도자들이 이번 일을 교훈삼기를 바란다는 충고도 전했다.

반 총장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보이는 것은 귀국 후 새누리당 친박근혜(친박) 인사들과 정치적으로 동행하지 않을 것임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오는 20일 뉴욕에서 한국특파원단과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을 남겨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언급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한편 반 총장은 최근 정치적 함의를 담은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앞서 그는 유엔 출입기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이라면서 ‘사회통합과 화합’을 내세우기도 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서도 “잘 아는 사이”라며 ‘제3지대’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