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세력 커진다… 조기대선 판도 흔들까
'제3지대' 세력 커진다… 조기대선 판도 흔들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2.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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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반기문·與비박·국민의당… '셈법 복잡' 변수 많아

조기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3지대'를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심리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4~6월 조기 대선이 유력하게 점쳐지자 대선기류가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최근 대선 출마의지를 나타낸데다 이미 제3지대에 둥지를 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창당을 시사하는 등 제3지대의 판은 확장 기미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분당 또는 일부 탈당 여부에 따라 대선이 다자구도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먼저 현재 정당 중 제3지대에 가장 적합한 당은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제3지대에서 몸집을 불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사이에서 공간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야권인데다 중도이미지인 손 전 대표를 상대로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데는 이러한 속내가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물밑 논의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손 전 대표는 지난 16일 전격 회동하기로 했다가 손 전 대표는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바 있다.

이들 3명은 조만간 다시 모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모여 제3지대에 본격 힘을 싣게 되면 대선 판도는 또 요동을 치게 된다.

정운찬 전 총리는 동반성장과 기본소득제 등의 정책 방향이 야권 스펙트럼이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제3지대에서 여러 정치세력과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인물이다.

정계개편과 제3지대 확장 여부 최대 변수 중 하나로 지목되는 새누리당 내부는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우선 정우택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비박(비박근혜)계의 탈당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무성 전 대표의 최종 결심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대표의 결정 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의원이 동참할 지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가담할지가 정계 개편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박계가 제3지대로 나올 경우 중도보수의 기치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신당을 창당한 비박계가 여론을 등에 업고 보수의 간판으로 부상하게 되면 판도는 완전 달라진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 정두언·정태근 전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된 탈당파 모임은 오는 19일 제3지대에서 개혁적 보수의 기치를 내세우기 위한 모색을 해나갈 전망이어서 시선을 끈다.

또 내년 1월 중순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에 뛰어들면 어디에 눈을 둘지도 관건이다.

신당을 창당한 비박계가 자체적으로 대선주자를 낼지, 대선후보 지지율 선두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반 사무총장을 끌어들일지 현재 상황에서는 예단할 수 없다.

이처럼 향후 시나리오가 백지상태이지만 빨라진 대선시계로 결정되지 않은 이들의 선택지는 조만간 가시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원환·김가애 기자 whlee@shinailbo.co.kr,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