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의지에도 野 요지부동… '총리 서리' 되나
김병준 의지에도 野 요지부동… '총리 서리' 되나
  • 박동희 기자
  • 승인 2016.11.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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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 인준거부 방침 유지할 듯… 김종필 총리 서리 전절 밟을까

▲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자신의 인준에 반대하는 야당을 설득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야권은 여전히 인준절차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가 김대중 정부 임기 초 당시 김종필 총리 서리처럼 총리 자격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회와 여야 정당은 국정 동력의 원천이 된다"며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회 및 여야 정당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국회를 방문해 야당 지도부를 직접 만나더라도 국회 인준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전날 김 내정자 거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내정자가 입장을 밝힌 뒤에도 거부방침은 변하지 않은 상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통 대통령께서 문자로 내려보낸 '불통 총리' 아니냐"며 "다 의미없는 얘기"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경제·사회 정책을 통할하겠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한 채 지명강행한 총리 아니냐"며 "그 자체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니 나머지는 더 언급할 가치가 없는 애기다"고 선을 그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야3당 원내대표가 이미 인물의 됨됨이나 자격, 이 분의 주장과 무관하게 인준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며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입장을 번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우 원내대표는 "끝까지 하겠다고 하시니 개인적으로 답답하다"며 "야3당의 합의사항을 무효화할 수 없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헌법 상 부여된 총리 권한을 다 쓰겠다고 한 김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개별 이야기에 대해 시시비비를 하고 싶지 않고 자격시비도 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국정을 크게 수습하기 위해 잘못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 교수가 뭐라고 말하든 야당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하더라도 야3당은 인사청문회를 열 국회 내 특위 자체를 구성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준 절차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야3당이 인준을 계속 거부할 경우 김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 당시 김종필 총리 서리처럼 국회의 인준을 받지 못한 채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총리 서리로 업무수행에 나설 경우 야당의 사퇴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3당 지도부가 일단 인사청문절차 자체를 밟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김 내정자도 물러나지 않고 박 대통령도 지명을 철회하지 않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인사청문요청안 부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아일보] 박동희 기자 d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