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납품대가 17억 '꿀꺽' 생협간부 구속
수산물납품대가 17억 '꿀꺽' 생협간부 구속
  • 임한석 기자
  • 승인 2016.11.02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급아파트·명품·외제차 등 구입 호화생활

수산물 납품계약을 대가로 17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사회적 협동조합 간부와 납품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2일 납품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긴 모 생협간부 김모(47)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수산물 가공공장 대표 이모(43)씨를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수산물 도매업체 대표 강모(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6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약 10년 동안 수산물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대가로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17억1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김씨에게 6억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2013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냉동 새우살 등 수산물 5종에 얼음을 포함시키는 수법으로 중량을 7.4~28.2% 가량 부풀려 61억9000만원 어치를 납품해 6억3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다.

강씨는 2006년 4월부터 김씨에게 10억3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고등어를 납품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수산물 납품업체 선정·관리를 담당하던 중 이들 업체로부터 납품금액의 3~5.5%의 리베이트를 받기로 했고, 이씨 등은 아내 명의의 차명계좌에 리베이트를 입금해 수산물을 납품할 때마다 전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는 리베이트로 받은 17억1000만원을 고급아파트나 명품, 외제차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하고, 수시로 해외 골프여행을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더불어 1㎏짜리 골드바 5개(시가 2억6000만원 상당)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이씨와 강씨는 아내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해 리베이트를 입금하고 현금카드와 함께 김씨에게 전달했는데, 매출에 따라 리베이트 금액이 커지면서 수사기관에 적발될까 두려워 주기적으로 리베이트 지급 계좌를 변경하는 등 총 4개의 차명계좌를 사용해 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 등은 을(乙)의 입장에서 납품계약을 하고 1년 단위로 갱신되는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줬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 생협은 전국 조합원 수 23만 명에 식품 관련 18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육아 등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주부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범행으로 안전하고 양질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회원들만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부산/임한석 기자 hsl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