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8년 만에 호주산 제쳤다
미국산 소고기, 8년 만에 호주산 제쳤다
  • 배상익 기자
  • 승인 2016.10.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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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소고기 1위 등극… 소비자 인식 변화 큰 영향
▲ (사진=신아일보DB)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사태로 가까스로 수입이 허가됐던 미국산 소고기가 검역량 기준으로 호주산을 밀어내고 수입 소고기 1위 자리에 올랐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통계에 따르면 10월 들어 20일까지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냉장·냉동 합계)은 1만551t으로 호주산(8382t)보다 2169t 많았다.

미국산 소고기는 2008년 6월 수입 재개 결정이 내려진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으로 지난 8월 월간 검역량이 호주산을 앞질렀으나 지난달에는 역전됐고 이달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로 부동의 1위를 달렸지만, 2003년 미국 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수년 동안 추가 광우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미국은 한국에 재수입을 요구했고, 200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 간 소고기 수입조건 협상 끝에 결국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관련 위험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반 정부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취임 1년 밖에 되지 않은 이명박 정권이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미국산 소고기는 호주산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유명 스테이크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미국산 쇠고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최근 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4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아직 완벽하게 2003년 이전의 '왕좌'를 탈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육류수출협회는 가격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통관 기준으로도 곧 미국산이 정상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지혜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은 "올해의 경우 미국산 가격은 많이 안정된 상태인 반면 호주산은 가뭄 영향 등을 받고 있어 현재 추세대로라면 통관 기준으로도 곧 호주산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배상익 기자 news1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