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北 엘리트층 탈북… 김정은 체재 ‘흔들’
연이은 北 엘리트층 탈북… 김정은 체재 ‘흔들’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0.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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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간부 및 해외파견자 탈출 급증

▲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12일 최근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정례브리핑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이 잦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맞물리면서 북한의 체재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민은 10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집계된 854명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특히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에서 근무하던 고위급 인사가 탈북 하는 등 엘리트층과 출신 성분이 좋은 해외 파견자 탈북이 늘어나면서 탈북 유형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경우 북한 ‘김정은 체제’ 보위를 위해 주민 동향감시와 ‘반혁명분자’ 색출 임무를 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성)의 국장급과 대남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의 대좌(대령)가 탈북해 입국했다.

올해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태영호 공사와 중국 베이징 북한대표부에서 근무하던 보건성 1국 출신 간부가 한국으로 망명했다. 보건성 1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그 가족의 전용 의료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와 간부용 병원인 남산병원, 적십자병원을 관할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탈북한 보위부 국장급 인사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의 공포통치 때문에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김정은 정권의 통치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의 학력 수준과 직업구성을 살펴봐도 최근 엘리트층 탈북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통일부 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에 있을 때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했던 탈북민의 비율은 2011년 5.7%, 2012년 5.3%, 2013년 6.6%, 2014년 6.6%, 2015년 7.3%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남북하나재단 통계를 보면 교원, 연구원, 의사 등 전문직 출신 탈북민은 남한 거주 기간이 5∼10년인 탈북민 가운데서는 2.5%였지만, 1∼3년인 탈북민 중에서는 5%를 차지해 2배가량 많았다.

예술·체육계 출신자 비율도 남한 거주 기간이 5∼10년인 탈북민은 1.8%였지만 1∼3년 거주자 중에서는 3.3%로 늘었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가하면서 본국 송급 압박이 커진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 등 해외 파견 근무자들의 탈북도 늘었다.

올해 4월7일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한국에 입국했다. 이어 중국 산시(陝西)성에 있는 북한식당에서 탈출한 여성 종업원 3명도 6월 말 국내에 들어왔다.

지난달 28일에는 극동지역 북한 인력송출회사 한 곳의 간부가 북한 근로자 4명과 탈북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6개월간 러시아에서 근무하던 북한 근로자 20여명이 탈북해 모스크바 난민 보호시설 등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