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응급구조헬기 망가뜨린 남성들… 수리비만 수십억
술 취해 응급구조헬기 망가뜨린 남성들… 수리비만 수십억
  • 고광호 기자
  • 승인 2016.09.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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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운용사, 고가의 부품 손상 수십억 소요 견적서 제출

천안 동남경찰서는 18일 술에 취해 응급구조헬기 위에 올라가 장난을 치다 주요 부품을 파손한 혐의로 A(4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3명은 지난달 11일 오후 9시55분께 천안이 동남구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들어가 닥터헬기 동체에 올라타 프로펠러 구동축을 휘어지게 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3년 전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로, 이날도 동호회 모임을 위해 만나 술을 마신 뒤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술에 취해 장난했다. 응급구조헬기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닥터헬기의 수리비용이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져, 헬기 수리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닥터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측은 최근 경찰에 헬기 수리에 25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내용의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헬기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닥터헬기 제작사인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와 함께 헬기를 분해해 정밀 검사에 들어갔는데, 일부 부품은 이탈리아 현지로 이송해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해야 할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이 헬리제트는 닥터헬기 파손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만큼 이들은 보험회사로부터 헬기 수리 비용의 상당 부분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가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헬기 운용사의 과실과 남성들의 불법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최종 지급 금액을 결정한다.

이때 구상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남성들의 부동산이나 급여를 압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초음파진단기,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기도흡인기, 혈액화학검사기, 심장효소검사기 등 응급장비 24종을 갖춰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에이버블유(AW)-109 ‘그랜드 뉴’기종으로, 최대 이륙 중량은 3175㎏이며 6∼8명을 태우고 시속 310㎞로 859㎞까지 비행할 수 있다.

한편 사고를 낸 남성 가운데 한 명은 현직 의사이고, 다른 두 명은 일반 직장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천안/고광호 기자 ko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