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폭로' 강남패치·한남패치 운영자 잡고보니 20대 여성
'신상 폭로' 강남패치·한남패치 운영자 잡고보니 20대 여성
  • 김두평·고아라 기자
  • 승인 2016.08.30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반인 사생활 폭로 덜미… "재벌 손녀 보고 질투심에"

일반인 신상 폭로로 논란을 일으켰던 '강남패치'와 '한남패치'를 운영해 온 20대 여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한 여성은 클럽에서 재벌 손녀를 본 뒤 질투심을 느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와 수서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개설해 일반인들의 개인 신상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강남패치 운영자 정모(24·여)씨와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여)씨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5월 초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개설하고 피해자 A(26·여)씨의 개인 신상 및 유흥업소 종사 경력 등의 사생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올렸다.

조사 결과 강남패치 운영자 정씨는 모 기업 회장 외손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질투심 탓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을 느꼈고, 질투심이 일어 강남패치를 만들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씨는 과거 단역 배우와 쇼핑몰 모델 등으로 일했고 석 달 전부터 한 회사에 임시직으로 근무 중이다.

정씨는 최초 개설한 강남패치 계정이 피해자들의 신고로 사용이 정지되자 30여차례 계정을 새로 개설해가며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씨가 만든 강남패치를 보고 뒤따라 생겨난 한남패치(유흥업소에 드나들거나 근무한 경력이 있는 남성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계정)의 운영자 양씨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한남패치 양씨의 게시글 대부분(90%)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제보받은 것이며 나머지(10%)는 강남패치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남패치의 양씨는 2013년 성형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에 시달리고 우울증, 불면증을 앓던 중 "나를 수술한 남성 의사처럼 겉과 속이 다른 남성들을 알려야겠다"며 일을 벌였다.

양씨는 대학 네곳에 입학과 퇴학을 반복했고, 현재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게시물을 4개 사이트에 퍼온 뒤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금품을 뜯은 혐의(공갈·협박)로 무직 김모씨(28)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가명으로 사이트를 개설하고 해외서버를 경유해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패치' 이슈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현재 강남패치 등 문제를 일으킨 계정들은 폐쇄된 상태다.

경찰은 SNS 계정을 이용해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허위 사실을 올려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수사기관이 해외 SNS를 추적할 수 없을 것으로 착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강남패치의 공범 B씨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울/김두평·고아라 기자 dpkim@shinailbo.co.kr,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