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박지원, 상견례서 '야권 통합론' 은근한 신경전
추미애-박지원, 상견례서 '야권 통합론' 은근한 신경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8.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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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꼭 통합하라' 하셨다"… 박 "처음부터 한 방 먹인다"

▲ 추미애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오른쪽)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해 간담회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민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야권 통합론'을 강조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야권 통합론이 오가면서 보이지않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자신을 찾아온 추 대표와 만나 "21년 전 김대중 총재를 찾아뵙고 입당하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뵙게돼서 무척 기쁘고 반갑다"며 "우리는 얘기를 하지 않아도 눈빛을 보지 않아도 마음을 읽는 사이"라며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박 위원장은 동석한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 신창현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다 함께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라며 반겼다.

이어 "박근혜 정권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건 돕고 야당으로서 견제할 것은 견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추 대표는 전날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축하글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경륜이 높고 지학이 돋보이는 박 대표께서 21년 전 일을 마치 어제일처럼 직접 글을 올려 축하해주니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 추미애 신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오른쪽)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해 대화를 하고 있다. ⓒ이현민 기자
하지만 추 대표는 곧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 마지막 유언이 '꼭 통합하라'는 말씀이셨다"며 "통합해야 힘이 생기고 통합해야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깊은 뜨이 담긴 내용이다"며 통합론을 꺼내들었다.

이어 "김 전 대통령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을 줄 아는 박 대표이니만큼 꼭 통합해서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장정이 시작돼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

첫 상견례 자리에서 야권 통합론과 박 위원장의 역할론을 주장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처음부터 한 방 먹인다"고 응수했다.

박 위원장이 "(전당대회에서) 대단했다. 김 전 대통령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라며 "내일 대통령을 찾아뵙고 추 대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겠다"고 말하자 추 대표는 "추미애 말이 맞다고 할 것"이라고 은근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에 박 위원장도 지지 않고 "아무래도 대통령은 저를 더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추미애 대표는 당선 직후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채택하겠다'고 했다. 외롭게 싸워온 국민의당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압력을 보낸 바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