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 416기억교실 눈물 속 임시 이전
안산 단원고 416기억교실 눈물 속 임시 이전
  • 문인호 기자
  • 승인 2016.08.21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6명 유품 상자·책걸상·칠판 등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이송

▲ '기억교실' 임시 이전이 시작된 2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유품이 든 상자를 들고 학교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존치교실)' 이전 작업이 지난 20일부터 시작해 21일 마무리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기억교실 이전 작업은 20일 오전 11시 50분경부터 시작됐다. 작업은 애초 이날 오전 9시30분 7대 종단 종교의례를 시작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4·16가족협의회가 "이전 준비가 제대로 안 됐다"고 항의하면서 2시간 이상 지연됐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단원고를 방문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뒤 협의에 들어갔고 상호 합의점을 찾은 뒤 이전 작업이 본격화했다.

가장 먼저 3층 기억교실 6개(1∼6반)의 책상 위 유품을 담은 보존상자가 교실 밖으로 옮겨졌다. 상자마다 이름표를 달아 이전 과정에서 유품이 훼손되거나 섞이지 않도록 했다.

개인 유품상자가 교실 밖으로 나오고 나서 희생된 학생들의 손때가 묻은 책·걸상 등이 포장된 상자가 1층으로 옮겨져 무진동 탑차 6대에 나눠 실렸다.

희생자 가족들은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자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곳곳에서 오열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예술인 100여 명도 유품 상자를 옮기며 눈물을 훔쳤다.

자녀의 소중한 물품 등이 담긴 보존상자를 두 손으로 꼭 끌어안은 한 유가족은 "가지마 얘야, 어떻게 이렇 수 있는 겁니까. 안 보낼꺼야..."라며 오열했다.

▲ '기억교실' 임시 이전이 시작된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유가족이 아이들 유품이 담긴 상자를 안고 슬픔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유품상자 이송에는 모두 256명이 나섰는데, 단원고 희생자 262명 가운데 미수습된 학생 4명과 교사 2명을 제외하고 사망이 공식 확인된 희생자를 의미한다.

이전대상 유품과 기억물품을 교실 밖으로 옮기고 차에 싣는 과정이 끝나고 운동장에는 이송을 위한 사람과 차량으로 긴 대열을 이뤘다. 단원고에서 1.3㎞ 떨어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까지의 이른바 '다짐 행렬'이 이어졌다.

행진은 교문을 나선 지 30분만인 이날 오후 3시50분께 안산교육청에 도착하면서 마쳤다.

안산교육청 별관 1층에는 1~4반, 2층은 5~10반과 교무실이 마련됐다.

이곳에 학생용 책상 358개와 학생용 의자 363개, 키 높이 책상 26개, 교무실 의자 11개, 교실교탁 10개, 교무실 책상 12개 등이 단원고에 있던 그대로 옮겨졌다.

첫날 개인 유품, 책상, 의자, 교탁 등이 옮겨지고 21일에는 칠판, 게시판, TV, 사물함 등 물품을 이동한다.

안산교육청으로 옮겨진 기억물품과 기억교실은 45일 일정으로 재현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현된 기억교실은 오는 10월 중순 이후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억교실은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했던 10개 교실(3층 1~6반, 2층 7~10반)을 말한다. 존치교실, 416교실, 추모교실, 명예교실 등으로도 불린다.

기억교실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지난 1일 4·16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등이 맺은 ‘새로운 교육을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 이전하게 됐다.

[신아일보] 안산/문인호 기자 mih25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