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먹고 숨진 4살 여아… 엄마에게 지속 학대 당해
햄버거 먹고 숨진 4살 여아… 엄마에게 지속 학대 당해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6.08.05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문지 말아 만든 몽둥이·철제 옷걸이로 8차례 폭행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4살 어린이가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숨진 A(4)양의 어머니 B(27)씨를 긴급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던 딸 A양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부딪히게 하고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찬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A양이 꾀병을 부린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달 14일부터 딸이 숨진 이달 2일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신문지를 말아 만든 몽둥이와 철제 옷걸이 등으로 8차례에 발바닥과 다리 등을 지속적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에서 B씨는 “훈육 차원에서 딸을 손바닥으로 한 두대 정도 때린 적은 있다”며 “딸의 몸에 든 멍은 사고 당일 애가 쓰러졌을 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몇 차례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A양은 2일 오후 1시 30분쯤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양치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B씨는 119에 신고했고, 그 사이 직접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A양은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A양은 숨지기 전 엄마와 함께 집에서 햄버거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뇌출혈 흔적과 멍 자국이 A양의 머리에서 확인됐다”면서도 “사인은 알 수 없다”는 1차 부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팔, 다리 등에 멍 자국이 있고 외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과수 1차 부검 결과와 피의자의 진술이 일치했다”며 “사망과의 관련성은 정밀 감정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인천/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