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 방한 후폭풍…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 재편
潘 방한 후폭풍…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 재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06.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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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대선 꿈꾸는 잠룡들
 

반기문 ‘충청권 대망론’ 불 지펴… 문재인·박원순·안희정 견제?
대권가도 ‘빨간불’ 안철수·입지 타격 오세훈·갈 길 잃은 김무성

반기문 총장의 방한 이후 차기대권 판도가 흔들리면서 기존 문재인-안철수‘야야(野野) 양강 구도’에서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지난 방한 기간 동안 보여준 광폭 행보로 대망론에 불이 붙으면서 그동안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위로 내려왔다. 그 뒤를 안철수, 박원순 등이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기문 총장의 방한 이후 차기대권 판도가 흔들리면서 기존 문재인-안철수‘야야(野野) 양강 구도’에서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지난 방한 기간 동안 보여준 광폭 행보로 대망론에 불이 붙으면서 그동안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위로 내려왔다. 그 뒤를 안철수, 박원순 등이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기문, 진입하자마자 압도적 1위

반 총장은 5월25일 방한해 “내년 1월 1일이면 한국 사람이 된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특히 충청권 정치의 상징으로 불리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방문하면서 ‘충청권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7일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6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오세훈, 김무성 등 모든 여권주자의 지지층 다수와 안철수, 박원순, 김부겸 등 일부 야권주자의 지지층, 그리고 다수의 부동층을 흡수하며 24.1%의 지지도를 기록해 여야 전체 1위에 올랐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35.3%)과 부산·경남·울산(25.8%), 대전·충청·세종(25.2%), 경기·인천(23.3%)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서울(21.2%)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에 이은 2위, 광주·전라(14.4%)에서는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상임대표에 이은 3위로 조사됐다.

반 총장은 대구·경북, 50대 이상, 자영업과 가정주부, 보수층,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문 전 대표나 안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도 10%대 중반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호남지역 지지도 1위 재탈환

반기문 총장의 재등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게도 변수가 됐다.

문 전 대표는 4·13 총선 유세 기간 중 ‘총선이 끝나면 당권에 신경 쓰지 않고 시민과 더 자주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실제로 문 전 대표는 총선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교수와 전남 하의도 김대중 생가(4월18일), 전남 고흥 소록도(5월16일), 경북 안동(5월27일), 부산(5월28일)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지난 1일에는 충청을 찾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반기문 총장의 ‘충청대망론’에 대한 견제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6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0주 연속 1위를 이어가다 새롭게 등장한 반 총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문 전 대표는 지난주(5월 4주차) 주간집계 대비 1.7%p 반등한 23.2%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40대 이하, 사무직과 학생, 중도층과 진보층, 더민주와 정의당 지지층에서 반 총장과 안 대표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고, 광주·전라에서는 두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했다.

서울과 경기·인천, 대전·충청권, 부산·경남권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반 총장과 문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 전 대표는 3주 만에 호남지역에서 지지도 1위(23.6%) 자리를 재탈환했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반 총장이 여권의 대선주자로 인식되자 호남 민심이 문 전 대표를 대항마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철수, 지지층 일부 반 총장으로 이탈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지층 일부가 반기문 총장으로 이탈하며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랫동안 고착화된 문 전 대표와의 양강구도가 깨지면서 안 대표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안 대표는 반 총장이 조사에 포함되면서 4.2%p 하락한 11.9%를 기록했다. 3월 5주차(10.0%) 이후 9주 만에 처음으로 10%대 초반으로 떨어졌고 순위 역시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안 대표의 지지율은 경기·인천과 대전·충청·세종, 중도층을 비롯한 모든 지역과 이념성향, 20대와 60대 이상을 포함한 대부분의 연령층, 사무직과 학생, 가정주부를 비롯한 대다수의 직군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4.2%p, 21.9%→ 17.7)에서 눈에 띄게 하락했다. 순위도 문 전 대표에게 밀렸다. 총선 후 줄곧 지지를 보내왔던 호남 민심도 흔들린 것이다.

박원순 지지층 일부 이탈로 4위

야권의 유력 대권잠룡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구의역 안전문 사고’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지지층 일부가 이탈하며 1.2%p 내린 6.7%를 기록했으나 오세훈 전 시장의 급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4위를 유지했다.

박 시장 측은 3∼4일 충북을 공식 방문하려다가 사고 여파가 거세지자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충청권 대망론’에 불을 지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 직후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분석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산됐다.

박 시장의 지지율은 대부분의 지역, 연령, 직업, 이념성향에서 하락했는데, 수도권(▼1.2%p, 8.4%→7.2%), 20대(▼3.7%p, 11.7%→8.0%)와 30대(▼3.3%p, 12.1%→8.8%), 사무직(▼3.5%p, 11.4%→7.9%), 중도층(▼2.3%p, 8.4%→6.1%)에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지지층 이탈 격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반기문 총장의 등장으로 모든 지역에서 지지층 이탈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오 전 시장은 과거 ‘서울시장 사퇴 책임론’으로 대권을 무리하게 노리다 명분을 많이 잃었다는 꼬리표가 아직까지 따니다닌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 패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는 물론 정치인생에 큰 타격을 입게됐다. 그 결과 대권행 ‘특급열차’라고 불리는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지낸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조사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여권주자 중 반기문 사무총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으며 5.4%p 급락한 5.0%로 5위로 두 계단 내려앉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 전 시장의 지지율은 수도권(▼5.9%p, 11.3%→5.4%), 대전·충청·세종(▼7.3%p, 11.6%→4.3%), 대구·경북(▼7.0%p, 11.5%→4.5%) 등 대부분의 지역과 모든 연령층, 모든 직군, 모든 이념성향 등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희정, 두계단 ‘껑충’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20대 총선에 출마한 자신의 측근들, 이른바 ‘안희정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여의도에 5석을 마련하면서 대권가도에 확실한 명분을 지니게 됐다.

안 지사는 최근 강화하고 있는 대권행보가 ‘반기문 대망론’과 맞물리면서 수도권 일부와 대전·충청권에서 지지층이 결집, 0.2%p 오른 4.2%로 6위로 두 계단 올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자기를 특정지역 대표라고 말하는 순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른바 ‘충청 대망론’ 견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경기·인천(▲1.9%p, 2.6%→4.5%)과 대전·충청·세종(▲2.8%p, 5.9%→8.7%), 20대(▲1.6%p, 2.5%→4.1%)와 30대(▲2.4%p, 3.5%→5.9%), 가정주부(▲4.4%p, 3.0%→7.4%), 진보층(▲1.1%p, 4.0%→5.1%)을 중심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무성, 지지율 곤두박질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대표직를 지내면서 수 주에 걸쳐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지난 총선 참패의 책임으로 잠행하면서 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게다가 반 총장까지 등장하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모양새로 굳어지고 있다.

6월 1주차 조사에서 김 전 대표는 2.5%p 내린 4.1%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경남·울산(▼5.2%p, 10.8%→5.6%)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한편, 리얼미터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30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7%)와 유선전화(43%) 병행 임의걸기(RDD)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6.6%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