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함부로 못쓴다… 정부, 재정건전화 착수
혈세 함부로 못쓴다… 정부, 재정건전화 착수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6.04.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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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위험, 안심할 수 없다"… 채무·지출한도 명시
사회보험·지방재정·지방교육재정 운용체제도 개선
▲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201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국가 재정을 함부로 쓸 수 없도록 재정준칙을 명문화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 지방교육재정으로 누리과정과 같은 국가 정책사업을 우선 편성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특별회계를 도입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체제도 적정부담-적정급여 체제 전환을 위한 개혁안을 검토하고, 지방재정 및 지방교육재정 운용제도도 손을 본다.

정부는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장기 재정전망 결과를 보면 인구구조 변화, 잠재성장률 하락, 복지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국가재정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점과, 사회보험의 경우 현 제도 유지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포괄하는 '재정건전화특별법(가칭)' 제정안을 올 하반기 정기국회 이전까지 만들어 제출하기로 했다.

채무준칙 등 재정준칙, 재원조달방안 첨부 법안을 발의하는 이른바 페이-고(Pay-go) 제도, 집행현장조사제 등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재정사업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2016년부터 개편·적용중인 '통합재정사업 평가' 결과가 예산 편성에 연계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00억원 이상 비보조사업에 대한 사전심사제도나 집행현장조사제, 보조금 부정수급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등을 통해 부적절한 집행이나 부정수급과 낭비를 차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의 사회보험을 '적정부담-적정급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종합적인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이는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각각 2025년, 2028년이면 바닥을 드러내고 국민연금도 2060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사회보험이 장기적으로 재정을 안정시킬 방안을 세워 목표치도 제시하도록 했다. 목표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는 정부가 점검·평가한다.

정부는 사회보험의 통합관리를 위해 장기 재정전망의 틀 내에서 보험관리 주체와 정부 간의 연계·협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재정·지방교육재정도 책임성 강화, 효율적 재정운용을 위해 강도 높은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누리과정 등으로 재정운용의 책임성·효율성 문제가 대두된 점을 고려했다.

제도개선 차원에서는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 신설, 지방조정교부금 배분기준 조정 등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재정 중장기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 전략을 세웠다.

정부는 재정을 △전략적 재원 배분 △통합적 재정운용 강화 △최첨단 분석기법 △새시대, 새로운 틀 △자율적 혁신 바람 등 이른바 ‘스마트(SMART)’ 원칙에 따라 운용하기로 했다.

세입여건이 불확실하고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지출이 증가하는 만큼 일관되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서민생활 안정,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중점 지원하는 한편 북한 도발과 테러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안보와 치안 서비스를 강화한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민자유치로 재정을 보완하고, 산업과 농림 분야는 체질개선을 중점 진행한다.

재정전략회의는 예산안 편성작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향후 5년간의 재정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로, 이날 논의내용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오는 9월 예산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내년 지출규모는 현재 경기상황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예산편성 과정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정식 기자 js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