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도주범, 오일 발라 수갑 빼… 도피 도운 부인 등 입건
인천 도주범, 오일 발라 수갑 빼… 도피 도운 부인 등 입건
  • 고윤정 기자
  • 승인 2015.11.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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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차 구입해 도주행각… 공개수배 내리자 심리적 압박감

▲ 18일 인천 남부경찰서에서 공갈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가 달아난 송모 씨가 28일 대전에서 검거돼 모자를 쓴 채 인천 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 경찰서에서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가 열흘 만에 검거된 30대 도주범은 오일을 이용해 수감에서 손목을 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송모(37)씨는 18일 오후 6시40분경 경찰서 마당에서 형사 2명과 함께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형사들을 밀치고 1m 높이 철망을 넘어 도주했다.

형사 2명이 곧바로 뒤쫓았지만 철망에 걸리거나 빗길에 넘어지면서 송씨를 놓쳤다.

송씨는 도주 당시 상대적으로 헐겁게 채워진 왼쪽 수갑에서 손목을 빼내 오른손에만 수갑을 차고 있다가 다음날인 19일 편의점에서 구입한 오일을 이용해 수갑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도주 이후 송씨는 친척과 지인 등에게 연락해 도피 자금으로 총 700여만원을 챙겼다.

이와 관련, 경찰은 송씨의 도피를 도운 부인과 지인 등 2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송씨는 경찰 검거망을 피해 서울과 수원, 부천 일대를 돌아다니며 택시비 지출이 커지자 서울에서 '대포차'를 구입해 도주행각을 이어갔다.

송씨는 경찰이 26일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공개수배를 내리자 심리적 압박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 때문에 가족이 궁지에 몰렸다는 소식을 접한 뒤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송씨가 서울에서 대포차를 구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적 끝에 28일 대전의 한 여관에서 송씨를 체포했다.

송씨는 경찰에서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교도소에 다시 들어가면 죽을 것 같고 가족들이 생각나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며 여성을 협박해 5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17일 경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신아일보] 인천/고윤정 기자 shinak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