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조승우 "후회할 작품 선택 안해…이병헌, 친형이었으면"
'내부자들' 조승우 "후회할 작품 선택 안해…이병헌, 친형이었으면"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1.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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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서 검사 役 열연
▲ (사진=연합뉴스)

“배역의 무게감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껏 출연한 영화에서 위트와 유머, 감동을 주기 위한 연기를 어느 정도는 했던 것 같아요.”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검사 우장훈 역을 맡은 조승우를 지난 14일 만났다.

그는 “배우로서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배역을 맡아야 한다는 고집이 좀 있다”면서 “후회할 작품은 선택하지 말자는 것과 선택했으면 후회하지 말자는 것이 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 개봉한 ‘암살’에서 우정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내부자들’이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조승우는 우민호 감독의 캐스팅 제의를 세 차례나 거절했다.

“검사 역할이 제게 어울리지 않고, 잘 몰라서 어려울 것 같았어요. 막내 이모부가 검사 출신이신데 강직하고 카리스마가 넘치세요. 이모부를 떠올리니 막연히 자신이 없었어요. 사회 고발적인 내용에 남자들의 야욕이 얽히고설켜 있는 시나리오가 솔직히 신선하게 다가오지도 않았고요. 다만, 사회의 단면을 뚝 잘라 본 대범한 영화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조승우는 우민호 감독의 삼고초려와 이 작품을 꼭 해야 한다는 주변인들의 추천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주관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이번만큼은 작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타인의 추천에 의해 연기도 객관적으로 해보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며 “결과적으로 작업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고, 감독님과 주변인들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이병헌이라는 쟁쟁한 배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던 바람도 조승우가 이번 영화를 선택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병헌이 형은 진짜 영화밖에 몰라요. 한 장면을 찍고 나면 바로 모니터로 가서 감독님과 상의하며 문제를 발견하고 보완해요. 사람들이 왜 이병헌이라는 배우와 작업을 하고 싶어하는지, 어떻게 책임을 다하는지 직접 옆에서 봤죠. 배우로서 본받을 점이 많아요.”

“저나 형이나 모두 낯을 가려요. 형은 술을 좋아하는데 저는 좋아하지 않아서 친해질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없었어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제가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갔죠. 둘이 급격히 친해지면서 형 집에 여러 차례 놀러 갔고, 추석 땐 형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가기도 했어요. 제게 형이 없는데, 저를 잘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병헌이 형이 제 친형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배역을 연기하는 데는 조직논리에 의한 피해의식과 보상심리가 가득한 검사, 넘치는 패기에 정의를 내세워 출세하려는 현실적인 인물로 표현하겠다고 목표를 단순화했다.

“누구나 욕심은 있게 마련이죠. 피해받은 것에 대한 보상심리도 있고요. 많은 관객이 우장훈 검사의 감정선을 쉽게 따라오며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거친 듯하면서 순수하고, 사회에 찌들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에요.”

우민호 감독이 읽어보라고 건넨 검찰 관련 책은 중간에 읽다가 말았고, 검사 출신 현직 변호사인 막내 이모부에게 연기를 위한 조언도 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노력이 연기를 한정 짓고 자유로움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 같아 현장에 몸을 맡기기로 했어요. 영화의 매력은 감독과 배우가 현장에서 바로바로 상의하면서 어떤 장면을 날릴 수도, 추가할 수도 있는 ‘현장성’에 있다고 생각해요.”

조승우는 ‘내부자들’에서 섬세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우민호 감독은 그를 ‘뜨거운 활력이 넘치는 괴물 같은 배우’라고 묘사했다. 조승우를 뜨겁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는 예술의 원동력을 ‘낭만’과 연관짓고 싶어요. 낭만과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외로움과 고독함이요. 저는 또 현재보다 과거에 집착하는 편이에요. 과거 이야기에 훨씬 더 매력과 애틋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요즘 세상이 편리해지고 빨라지면서 점점 옛날 감성이 사라져 아쉬워요. 될 수 있으면 영화나 무대에 낭만적인 것들이 많이 녹아나면 좋겠어요.”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