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생태체험단지에 인조폭포가 웬 말?
지리산 생태체험단지에 인조폭포가 웬 말?
  • 박우진 기자
  • 승인 2015.10.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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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억 투입 공원에 화학제품 폭포 설치 논란
환경단체 “생태 살리긴 커녕 자연 파괴” 지적
▲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일원에 조성되는 지리산생태체험단지 내 조성된 인조폭포의 모습.

지리산을 둘러싸고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퉈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공원이 되레 지역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경남 함양군은 마천면 강청리 797번지 지리산 자락 일대 6만6818㎡ 부지에 총 187억원을 투입해 지리산 생태체험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생태공원은 지리산권역 동식물 생태체험 및 학습공간을 조성해 지리산 등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휴식과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관광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정작 자연을 살려야 할 생태공원사업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자연 생태계를 망친다는 환경단체들의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단체 측에 따르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마천면 생태체험단지 주변에 축대를 쌓고 인공폭포를 건설하고 있다. 그런데 공사를 진행하면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무차별 훼손하고 자연석 수천톤을 타지역으로 반출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작 자연석을 필요로 하는 폭포는 유리섬유로 알려진 속칭 GRC라는 제품을 이용해 인조폭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바위모양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다 세면 콘크리트를 덮어씌우는 공법이다.

이에 마천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무차별 훼손하고 생태계 파괴에 위험을 주는 인공폭포보다는 자연석을 이용 주변자연과 어울리는 공법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양군 마천면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당국이 어떻게 지역에 맞지 않은 자연석이 아닌 화학제품을 이용해 인조폭포를 조성했는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사업설계를 변경해 인조폭포를 뜯어내고 자연석을 이용한 폭포를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군 관계자는 “자연석으로 폭포를 조성할 경우 예산이 많이 추가되기 때문에 인조 폭포를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함양/박우진 기자 wj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