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11년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실시… 긴장감 고조
軍, 11년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실시… 긴장감 고조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8.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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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계태세' 발령… 민통선 이북 출입자제 권고
▲ 군 당국이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에 의도적으로 목함지뢰를 매설한 행위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10일 경기도 파주 인근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부 시행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정전협정을 위반한 북한의 도발로 광복 70주년을 앞둔 남북 관계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한 우리 군은 예고한 대로 10일 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11일 언론을 통해 "어제 오후 5시 이후 경기도 서부전선 부대 1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며 "정해진 방침대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비정기적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구체적인 시간대와 방송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경기도 파주 일대 주민들에게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지역 출입 자제를 권고했다.

이 밖에도 군은 전방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유사시 방공호로 대피하도록 하는 등의 안전대책 매뉴얼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주민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전방 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A급)를 발령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화력 배치도 보강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 조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발표하자 즉각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불시의 도발에 응사할 수 있는 화력을 긴급 보강 중"이라며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정찰수단과 도발시 이를 응징할 수 있는 화력 장비를 보강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즉각 보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확성기 설치지역에 폐쇄회로(CC) TV와 적외선감시장비가 장착된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가 설치됐으나 방송을 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K-4 고속유탄기관총, K-3 기관총, 90㎜ 무반동총 등을 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GP(비무장지대 소초)에는 악천후의 날씨에도 사람의 체온을 감지할 수 있는 열영상폐쇄회로(CC)TV를 조기에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북 확성기에 조준사격을 가하면 유엔헌장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힌 지뢰폭발사고가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첫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군이 '심리전'으로 분류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는 것은 2004년 6월 남북 합의로 방송 시설을 철거한 이후 11년 만이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