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미쓰 와이프’서 얼떨결에 엄마 되는 ‘골드미스’ 역
엄정화, ‘미쓰 와이프’서 얼떨결에 엄마 되는 ‘골드미스’ 역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8.02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 역할 경험도 조금씩 쌓여 가네요”
▲ 영화 ‘미쓰 와이프’ 주연 배우 엄정화.(사진=연합뉴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미쓰 와이프’의 연우는 과장된 코미디물의 여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이 역할을 맡은 배우 엄정화(46)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인물이다.

전문직 여성으로서 화려한 독신의 삶을 누리는 ‘골드미스’에게 느닷없이 ‘엄마’의 역할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영화에서 연우는 사회적 성공 외에는 관심이 없는 변호사로 지내다가 사고로 천계의 입구에 이르고 그곳에서 공무원 남편과 아이 둘을 둔 가정주부의 삶을 한 달간 대신하면 본래 삶으로 돌려보내 준다는 제안을 받는다.

지난달 31일 만난 엄정화는 오히려 이기적인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더 어려웠고 엄마 역할은 큰 부담이 아니었다고 했다.

“오히려 초반부에 어느 것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딱 닫고 사는 여자를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더 됐죠. 법률용어 쏟아내는 것도 어려웠고요. 감정적인 부담이 덜한 건 엄마 쪽이었어요. 연우도 엄마로서는 서툴러도 (가짜) 가족들을 속여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였으니까요.”

엄정화는 그동안 자신이 맡은 역할들의 모습이 배우의 내면에 조금씩 쌓여 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오로라공주’(2005), ‘마마’(2011), ‘몽타주’(2013) 등에서 모성애를 표현한 바 있다.

 

“모든 역할을 직접 경험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연기란 그 사람이 돼야 하는 작업인데 그걸 얼마나 생각하고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건 모든 역할이 마찬가지에요. 엄마 역할도 그동안 맡았던 게 조금씩 저의 시간에 쌓인 것 같아요. 예전 작품에서 마음 아팠던 게 아직도 조금씩 떠오르고, 예전에 못 줬던 사랑을 지금 작품에서 주고 싶은 마음 같은 것도 있어요.”

예전 작품과 비교하면 ‘미쓰 와이프’는 코미디물이기에 더 밝은 모성애를 보여준다. 엄정화도 촬영하면서 즐거웠다고 했다.

“그동안 늘 가슴 아픈 엄마 역할이어서 이번에는 아이들과 저녁에 놀아주고 함께 생활을 해나가는 역할이라 즐거웠어요. 지훈(아들 역할을 맡은 배우 정지훈)이는 촬영장에서 저한테 학교에서 있었던 일 같은 걸 끊임없이 얘기해요. (웃음) 순애보 같은 마음을 지닌 남편(송승헌 분)도 있고. 승헌씨가 워낙 멋진 모습을 포기하고 사랑스러움을 잘 표현했어요. 이런 가족이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

‘미쓰 와이프’는 배우 엄정화가 ‘코미디의 여왕’으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펼치는 전반부와 감정연기를 펼치며 가족의 소중함을 말하는 진지한 후반부로 나뉜다.

엄정화는 시나리오를 선택했을 때부터 코미디라는 장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동시에 가족의 사랑을 말하는 부분은 출연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시나리오 전체적으로 저한테 주는 위로 같은 게 있었어요. 사람이 힘들 때 마지막에 기댈 곳이 필요하다는 것, 그게 가족이라는 거죠. 저 역시 한때는 일이 모든 것보다 위에 있었어요. 일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것들도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생활을 즐기는 데 여유가 생겼고요.”

 

지금은 주로 배우로 관객과 만나지만, 가수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엄정화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1990년대 독보적인 솔로 여가수였던 그는 올해 초 MBC TV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열풍의 주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는 당장 음반을 내거나 가수로 활동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말씀드릴 만한 계획이 없어요. 일단은 영화에 집중하고 싶어요.”

엄정화는 배우로서 향후 행보에 대해 “항상 목마르다”고 했다.

“진짜 생활인으로서 진지한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그때그때 생기지 않을까요? 여러 가지 여자를 만나고 싶어요. 변화의 기회가 계속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