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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민투표 강행… 채권단-치프라스 갈등 고조
그리스 국민투표 강행… 채권단-치프라스 갈등 고조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7.02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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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협상 계속할 것"… 유로그룹 "투표 결과 나온 후 협상"
▲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일(현지시간) 아테네 총리 집무실에서 긴급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실상 국가부도에 들어간 그리스 정부는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혀 강행을 재확인했다. 사실상 채권단에 대해 협상 재개를 압박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오는 5일 실시되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1일(현지시간) 긴급 연설을 통해 채권단 제안과 관련한 찬반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촉구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국민투표 발표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더 나은 제안을 받았다며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 이후 즉각적으로 해법을 찾는 책임을 전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반대로 결정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할 계획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라며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TV 연설과 29일 공영방송 ERT 인터뷰에서도 그는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에 반대하는 표가 많을수록 협상에서 그리스의 입지도 강해질 것이라며 반대표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입장은 더욱 강경하다.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연방 의회에서 열린 그리스 사태 토론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자료철을 챙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 연방의회 연설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이전에 협상은 없다고 다시 확인했다.

그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보고 유로존 각국은 저마다 판단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어떠한 대가를 치러서라도 (무원칙하게) 타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채권단의 협상안과 치프라스 총리 수정안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은 크게 연금, 부가가치세(VAT), 국방비 등 3가지다.

채권단은 줄곧 그리스 긴축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연금 지급 삭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최종 협상안을 통해 저소득 연금생활자를 위한 '사회연대보조제도'(EKAS) 보충연금을 2020년까지 전면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연금 삭감에 강력하게 반대하던 입장에서 선회해 2019년 말까지 보충연금을 없애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EKAS 수급자 가운데 소득 기준 상위 20% 연금의 경우, 8월31일부터 2017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부가가치세 쟁점에서는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의 안건을 거의 수용했다.

채권단은 부가가치세 부과 체계를 개편하고 조세 기반을 확대해 전기요금과 약품 구입비, 호텔 등에도 추가로 부가가치세를 물리라고 요구했다.

치프라스는 이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도서지역에 대해서만 부가세율을 30% 인하할 것을 제안했다.

채권단이 국방비 예산 가운데 4억 유로를 감축하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는 2016년까지 2억 유로, 이듬해에는 4억 유로까지 군비 지출을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농부들에 대해서는 경유 보조금 등 세금 우대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수정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아테네의 이날 집회 도중 한 참가자가 유로화와 드라크마화(유로화 사용 이전 그리스 옛 화폐) 그림에 각각 O, X를 표시한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그리스에서는 찬성과 반대 여론이 팽팽해 투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투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그야말로 춤을 추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GPO가 BNP파리바은행의 의뢰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찬성'에 투표하겠다는 사람이 47.1%, '반대'가 43.2%로, 찬성이 4%포인트 가량 앞섰다.

지난달 24∼26일 카파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47.2%, 반대 33.0%였던 것이, 정부의 설득 등에 힘입어 28∼30일 프로라타의 조사에서는 반대 54%, 찬성 33%로 크게 뒤집힌 것이다.

이처럼 민심이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투표 결과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월가 '큰손' 투자자 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5명이 '찬성' 결과를 예측한 반면, 이에 앞서 이코노미스트 정보분석팀은 투표결과가 '반대'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영국 베팅업체 패디파워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가 협상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찬반이 엇갈리는 협상안 수용 여부와 달리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잔류를 희망하는 쪽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리스 정부 역시 협상안 거부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오면 유로존에서 탈퇴할 계획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며,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고 말했고,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반대표를 던져야하는 6가지 이유'라는 글을 통해 "유로존 내 그리스 지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리스 국민의 바람과 무관하게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오면 그렉시트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그리스 정부는 5일 열리는 국민투표를 통해 치프라스 총리의 수정안 제안 전에 논의됐던 채권단의 협상안 수용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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