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세월호' 양쯔강 여객선 침몰직후 선장 탈출
'중국판 세월호' 양쯔강 여객선 침몰직후 선장 탈출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6.03 16: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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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명 생사불명에 14명 구조 7명 사망… "회오리바람에 배 뒤집혀"

▲ 침몰 유람선 구조 현장
중국 양쯔(揚子)강(창장·長江) 중류 후베이(湖北)성 양쯔강에서 대형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해 대다수 탑승자가 실종 상태인 가운데 약 44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3일 중국 당국이 수색작업을 가속하며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일 침몰한 '둥팡즈싱(東方之星)'호에는 총 456명이 타고 있었으며 그 가운데 생존자는 14명이며 시신 14구를 찾았고, 429명은 실종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CCTV는 3일 9시30분 기준 생존자는 14명이며 시신 14구를 찾았고, 428명은 실종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애초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458명이 타고 있었다고 전했으나 교통부 발표에서는 인원이 2명 줄었다. 교통운수부는 사고 당시 승객 405명과 선원 46명, 여행사 가이드 5명이 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충칭(重慶)시 완저우(萬州) 소속의 호화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인 사고 선박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출발해 충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1994년 2월 건조된 이 배의 길이는 76.5m, 폭은 11m 등으로 정원은 534명이다.

1967년 설립된 국유기업으로 양쯔강에서 5척의 유람선을 운행하는 충칭동방륜선(東方輪船)공사 소속이다.

승객들은 난징과 창저우(常州), 상하이(上海) 등 지역 여행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50~80세 연령대의 노인 여행객도 상당수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수역은 젠리현 신저우(新洲)항에서 4㎞ 떨어진 지점이다.

▲ 유람선 사고 현장
리커창(李克强) 총리, 마카이(馬凱) 부총리, 양징(楊晶) 국무위원 등이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 작업을 지휘하고, 당국이 상류의 산샤(三峽)댐 수문을 닫아 강물 유량을 조절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추가 생존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조그만 희망이라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인명 구조에 나서달라"며 군부대와 지방당국 인력이 밤샘 구조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140명의 잠수부를 투입해 양쯔강에서 전복된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 호 인근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이들은 수중 음파 탐지기, 수중 탐색기, 절단기 등의 장비를 갖추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군 병력과 헬리콥터 5대도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장에 투입된 잠수부가 20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어선 100척을 포함한 150척의 선박을 비롯해 3000명 이상의 인력이 구조작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중국 현지 후베이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때도 당일 172명이 구조된 후 생존자 구조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가족은 물론 국민의 애를 태웠다. 사고 나흘째인 4월 19일 세월호 선내에서 시신이 처음으로 수습된 데 이어 295명이 주검으로 돌아왔다. 9명은 지금도 실종 상태다.

AP통신은 중국 유람선 사고 발생 24시간 내에 3명의 생존자가 구조됐지만 세월호 참사 때는 선체 진입에만 사흘이 걸렸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날씨와 주변환경이 구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양쪽 사고의 구조상황이 비슷하다.

사고 직후 배를 버리고 헤엄쳐 뭍으로 나온 선장은 "배가 갑자기 회오리바람을 만나 뒤집혔다"고 밝혔다. 사고 수역의 깊이는 15m가량이다.

특히 현지매체는 사고 선박의 선장이 사고가 발생한 직후 선원들과 함께 헤엄을 쳐서 뭍으로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와 닮은 점 중에 하나다.

선장은 탈출 직후 "배가 갑자기 회오리바람을 맞아 순식간 침몰했다"고 밝혀 이번 사고를 '천재지변'에 의한 것으로 돌렸다.

선장은 새벽 4시쯤 휴대전화를 빌려 회사에 상황을 알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당시 선장 등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시간에 배는 계속 가라앉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환자인 여행사 직원 장후이(43)씨는 "갑자기 배가 기울기 시작한 뒤 구명조끼 입을 새도 없이 침몰했다"고 사고 순간을 증언했다.

AP통신도 사고 선박이 강풍을 만나 2분 만에 침몰했으며 사고 직후 배 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외침을 들었다는 생존자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국기상국은 언론설명회를 열고 "사고 당시 회오리바람이 일었는지는 아직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당국은 침몰 직후 배를 버리고 밖으로 헤엄쳐 나온 선장과 기관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이번 사고 유람선의 승객을 모집한 여행사에는 승객 가족과 친지들이 몰려 생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